김둘이 농진청 농업과학원분자육종과
우리나라 간척지 역사는 고려 말 몽고의 침략을 막기 위해 강화도로 천도한 후 해상방어 목적으로 연안제방을 구축한 것이 시초이다. 그리고 식량 조달을 위해 청천강 하구에 제방을 축조하여 농경을 위한 간척지 개발을 시작했다.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이후 농토를 잃은 백성들의 식량을 위해 강화도에 간척사업을 진행했다. 이렇듯 간척지는 우리의 삶에 이순신 장군과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큰 역할을 해주며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해왔다.

조성된 간척지는 옥토가 되기 위해 배수가 불량하고 염도가 높은 땅을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옥토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염분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직접 물로 씻어 내거나 지하 배수시설, 석고 등을 이용한다. 이런 과정들을 거쳐 토성이 개량되면 염분에 강한 작물부터 차례대로 작물재배를 시작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간척지에 함초, 갯질경 등 40여종의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나는 염생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이들은 생물다양성 보존, 천연 기능성 신소재 등 이용가치가 높은 보물 자원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유전자원이라고 밝혀졌다. 그러나 염생식물들 외에 아직 완전히 토성이 회복되지 않은 곳에는 일반 작물 재배가 불가능하다. 염에 강한 작물들도 염 농도가 0.3% 이하에서만 자랄 수 있어 이들 간척지에서의 작물 재배는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점이 많이 남아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염분 농도에 따라 단계를 나누었다. 1, 2단계에는 벼, 녹비, 사료, 바이오에너지 작물로 토양에 있는 소금기를 제거하면서 토성을 서서히 회복시켜야 한다. 3, 4단계에서는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의 원예작물들을 심어 간척지를 정상적인 상태의 작물 재배가 가능한 토지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4단계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밟으려면 수년의 시간이 걸리므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생명공학 기법을 이용한 내염성이 증진된 형질전환체를 우선적으로 재배해야한다. 이러한 연구는 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는데 한 예로 파스타용 밀(Durum)에 야생형 밀의 내염성을 도입하여 염류포장에서 25% 이상 수량이 증진된 것을 확인하였다.
최근 관심부족으로 버려두거나 적당한 활용도를 찾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는 간척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곳들을 생명공학 기술로 접근한다면 이순신 장군이 우리를 위기에서 구해주었듯이 간척지 또한 보물로써 우리의 식량문제 속에서 구해줄 방안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현재 국내에서는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내염성이 증진된 작물개발을 하고 있으며 특히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내염성 유전자 개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변화에 의해 기존 작물들의 재배 면적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서 생명공학과 첨단 농업기법을 활용해 기후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작물들이 개발된다면, 미래 우리 인류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