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유정복 시장은 취임 100일을 맞이해, 인천시의 비전을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로, 시정목표로 '새로운 인천, 행복한 시민'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인천시민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은 곧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인천 출신의 유 시장은 시장 선거 기간 중에서도 서울의 위성도시로서의 역할만을 할 수 밖에 없는 인천시민들의 피해의식을 안타까워하면서, 인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천의 자긍심을 고양하고자 한다. 그래서 10대 핵심 추진계획 중 첫 번째 핵심과제를 '인천 비전 2050 미래발전계획'을 수립하여 인천의 장기적 발전 전략을 세우고, 다음세대에게 새로운 인천, 행복한 인천을 유산으로 물려주고자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연구가인 필자는 유 시장에게 직접 "왜 인천 비전을 2050년에 초점을 맞추었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유 시장은 "현재 상황에서의 가까운 인천 미래 모습 뿐만 아니라, 인천의 발전 가능성을 살펴볼 때, 인천의 먼 미래 모습까지도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KTX와 GTX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인천 전체를 도는 인천 외곽도로 건설, 영종-강화를 잇는 다리를 포함한 다양한 교통망 체계 등 인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세워야 하고, 미리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답하였다. 인천은 대한민국 성장의 엔진임이 분명하다. 인천의 발전은 곧 대한민국의 발전의 주춧돌이자 지렛대이다. 그렇다면 인천 발전의 핵심은 무엇일까? 핵심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갖고자 하는 것보다 우리가 현재 무엇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12~13세기,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히틀러, 세 정복자가 차지한 땅보다도 더 넓은 땅을 정복한 칭기스칸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던 유목민으로서의 강점인 재빠른 기동성과 넓은 포용성을 기반으로 대제국을 이룩했으며, '한 사람의 꿈은 꿈이지만, 만인(萬人)의 꿈은 현실이다'고 생각하면서 구성원들과 비전공유를 하면서, 위대한 꿈을 이뤘다.

인천의 강점은 첫째, 세계 수준에 있는 항만과 공항, 즉 물류의 허브이다. 둘째, 한중관계의 핵심 도시이며, 통일한국의 중심도시이다. 셋째, 새로운 미래산업인 바이오 사업의 메카가 되는 것이다. 넷째,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의 보고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도 이를 활용할 수 없는 인재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수많은 기막힌 계획이 완성되어도 이를 수행할 인재가 없다면 허망한 것이다. 복잡성이 높은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사고와 개방성 사고를 가진 창의성 인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인천시에서 행해지는 정책들을 살펴보면, 인천시 관계자들 중 창의적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인천과학문화 진흥을 위해 2006년부터 진행되어왔던 인천대 과학영재교육연구소의 인천과학문화진흥사업 관련예산 1억 원의 전액 삭감한 것이다. 옛 말에도 겨울 가뭄이 심해도, 내년 심을 종자는 먹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 없이, 어떻게 미래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인천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정책 중 하나로, '인천 과학문화진흥원(가칭)'을 설립하고자 중앙정부와의 논의도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인천재정위기로 인해 기관 설립에 도움은 주지 못할 망정,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과거퇴행적 결정을 하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 도달할 수록, 탁월한 집중과 선택이 중요한 시점이다. 모든 예산을 일괄적으로 줄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재정 전문가의 역할은 탁상에서 숫자놀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천이라는 도시의 생태계를 잘 파악해,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항목에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 인천시민을 위해 일하고, 시장을 보좌하는 시공무원들은 항상 미래가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집중과 선택을 잘해서, 2050년에는 다음세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인천이 되기를 기대한다. 인천의 꿈은 창조적 인재양성을 통해 이루어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