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 2015 나눔캠페인'
▲ 지난달 구월동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열린 '희망 2015 나눔캠페인' 제막식에 참가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건호 회장과 참가자들이 사랑의 온도탑 앞에서 기부 활성화를 기대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 지난 2월28일 남구 밀알급식소에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이 조건호 회장과 함께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2014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왔다. 12월은 각종 축제, 박람회, 공연, 행사 등 다양한 볼거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달이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너도나도 밖으로 나와 아름답게 장식된 거리를 감상하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이들 곁에서는 웃음과 즐거운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반면 어떤 이들에게는 그저 추운 날씨로만 남는 가슴 아픈 달이기도 하다. 이들은 연탄 한 장이 없어 차가운 방바닥에 몸을 뉘고, 단돈 백 원을 모으기 위해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폐지를 주우러 다니고, 연락 오는 사람 없어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한 시간을 보낸다. 이들은 화려한 12월의 한 모퉁이에서 이웃의 관심과 작은 도움의 손길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 '활활' 타오르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이 같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금 캠페인을 준비했다. 바로 '희망 2015 나눔캠페인'이다.

연말연시 소외된 노인과 아동·청소년, 여성, 장애인을 돕기 위해 집중 모금 캠페인을 마련한 것이다.

이 캠페인은 지난 11월20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73일간 진행된다.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작은 기부, 사랑의 시작입니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기업보다는 개인의 모금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로 인해 얇아진 기업들의 주머니 속사정을 배려해서다.

49억4600만원의 모금 목표액도 이 같은 취지에 맞춰 정해졌다. 인천시민을 290만명으로 봤을 때 1인당 1750원만 기부하면 된다.

ARS 한 통화면 연말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는 충분히 한 셈이다.

하지만 사랑의 온도탑을 봤을 때, 아직까지 인천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2주 정도 지났지만 100도 가운데 7.7도밖에 올라가지 못한, 3억8200만원 정도만 기부가 된 실정이다.

지난해 모금 금액이 총 50억9100만원이었던 점을 비교해봤을 때 한참 뒤지는 금액이다.

기부 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을 보여줄 때가 왔다. (ARS 기부: 060-700-1210, 건당 2000원)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아너 소사이어티는 지난 2007년 12월 만들어졌다. 사회지도층의 기부가 사회의 모범이 돼, 개인의 기부를 이끌어 내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또 고액 기부는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자는 전국 636명이다. 중앙이 124명을 기록해 가장 많으며 서울 66명, 부산 52명, 경기 51명으로 뒤를 이어가고 있다. 인천도 49명으로 적지 않은 숫자다.

특히 올해는 15명이 추가로 가입해, 중앙(36명)과 경기(19), 대전(16)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가입자를 기록했다.

인천에서 가입한 아너 소사이어티는 일반인 부부부터 공기업 회장, 치과 원장, 화백, 구청장 등 여러 사람이 모여 있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마음에서 하나로 똘똘 뭉친 것이다.

모금회는 올해 안에 50번째 아너 소사이어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화 한통이면 하루 한 가정이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연탄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부 조건호 회장(사진)은 ARS 한통(2000원)의 의미를 이 같이 표현했다.

2000원은 연탄 한 장을 500원으로 계산했을 때 4장 정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연탄 3~4장이면 하루 한 가정이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양이다.

조 회장과 모금회 직원들은 요즘 어디를 가나 핸드폰을 꺼내 전화번호 누르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으로 기부를 유도하고 있다.

만나는 사람만이라도 한통씩 전화를 걸어 준다면 언젠가는 목표 금액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기업의 경우 세월호 사고 복구비용과 아시안게임 입장권비로 올해 사회복지 예산을 다 썼을 것"이라면서 "기업이 기부하기 힘들다는 사정을 알아채고 시민 한명 한명을 대상으로 기부 활동을 홍보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이어 "인천시민의 모금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직접 얼굴을 보고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인천이 '나눔 문화의 도시'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조 회장은 "사실 대기업에서 500억, 400억씩 기부하는 것을 보면 일반인들은 잘 와 닿지 않는다"면서 "작은 금액일지라도 여러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모금액이 더 뜻 깊다"고 했다.

또 "우리 인천은 예전과 다르게 정말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브랜드가치를 만드는 방향까지 나아갈 때가됐다"면서 "'나눔 문화의 도시 인천'처럼 나눔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가치가 만들어 지면 인천을 홍보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영 기자 ku9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