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 인하대 화학공학과 wiset인천사업단장
미국은 50개 주로 구성되어 있다. 50개 주에는 인구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4개 부류의 대학이 있다. 유명한 사립대학 1개, 유니버시티로 시작하는 주립대, 주 이름에 스테이트를 붙인 주립대, 그리고 각 지역 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주로 2년제)가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의 경우, 스탠포드대학이 유명 사립대학이며, 유니버시티 캘리포니아의 버클리나 로스앤젤레스 등이 대표 주립대학이다. 또한 칼 스테이트 롱비치 등이 또 다른 주립대이며, 로스앤젤레스 커뮤니티칼리지 등이 지역대학이다. 매사추세츠주의 하바드, 코네티컷주의 예일대 등이 바로 그 주를 대표하는 유명 사립대이다. 각 주의 사립대학과 주립대학, 지역대학은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그 지역을 위한 교육과 연구를 통한 인재육성이 주요 업무이다. 독립한지 240년이 지난 지금에도 미국이 많은 지표면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지역 대학들이 지역사회에서의 혁혁한 역할 때문이다.

인천은 대한민국 근대사에서 국제화를 가장 먼저 시작한 도시이다. 그리하여 강화도를 비롯해 개화기와 관련된 유적지가 많다. 일찍이 무역관문이 된 제물포항(1883년), 경인철도(1899년), 대한민국의 최초 고속도로(1968년) 개통의 역사를 갖고 있다. 2014년 현재, 서해안 최대 인천항과 항공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인구 299만명의 대한민국 3대 큰 도시(서울 1012만, 부산 356만에 이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천은 수도인 서울에 가깝다는 이유로 취약점도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역대학과 대학의 역할이다. 인천에는 의과대학의 가천대와 초등교사 양성기관인 경인교대를 제외하고 인하대와 인천대가 전부다. 1979년 사립의 인천공과대학으로 설립된 인천대는 인천시립대를 거쳐 현재 국립대학 특수법인이다(2만여명 학부생과 1500여명 대학원생). 1954년 인하공과대학으로 출발한 인하대는 1968년 한진그룹이 인수한 후, 종합대학으로 전환되어 현재 57개학과에 학부생 19000여명, 대학원생 3200여명, 교수 1000여명이 연구비 350억원대를 수주하는 명문 사립대학이다. 그러나 인천에는 다른 지역에 있는 국공립대학이나 다른 대학이 없어 인천발전에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는 해석도 있다.
인하대학교는 올해로 대학설립 60주년을 맞이하였다. 사람으로 보면 환갑이다. 요즈음 환갑은 청춘이지만, 지난 60년간 인천에서 인재양성과 인천 발전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애환도 많았다.그러나 최근 인천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환갑의 인하대학교가 위기에 처해 잇다고 한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인구 감소에 따른 입학생수의 감소에 대한 대안 부재, 경쟁이 되는 다른 사립대의 변화에 못 쫒아가는 리더십 때문이다. 그 변화란 첫째, 재단 지원, 둘째, 총장 리더십, 셋째,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지 못하는 역할이다. 이 중에서 미국 대학과 비교할 때, 가장 취약한 것이 셋째인 지역대학으로서의 역할 부재이다. 한 예로,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부의 9개주는 MESA(수학, 공학, 과학 성취)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그 지역의 우수학생을 육성?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지역사회를 대학의 책무이기도 하다. 이제 개교 60주년을 맞이한 인하대는 인천지역 대학으로서 다음과 같은 대 변혁이 필요하다.
첫째, 재단의 획기적 지원과 총장 리더십이다. 재단은 인천지역사회에서 인하대의 리더십방향을 재설정하고 실천을 감행해야 한다.
둘째, 지역 발전을 위한 능동적 교육활동을 펼쳐야 한다. 특히 중학교 133개, 고등학교 89개가 밀집된 지역에 1000여명 교수를 활용한 교육활동은 지역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인프라이다. 이를 활용하여 지역의 우수 학생 배출은 무론 인하대로의 우수학생 유치를 가져오는 선순환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인하대의 인천시 현안에 대한 능동적 대처이다. 인천은 여러 가지 산업과 정주시설이 혼재된 독특한 산업도시이다. 공과대학으로 출발한 인하대는 인천이 당면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연구와 대안을 학자적 양심에서 제시할 수 있는 막강한 전문 인력을 갖고 있다. 다양한 인력을 활용하여 인천 발전은 물론 인하대 발전에 큰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설립 60주년을 맞이한 인하대의 전향적 리더십이 인천시 공교육은 물론 인천시 발전에 기여하는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