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자원봉사자 한용석
"매일 아침 며느리들 응원 덕분에 힘나"

"주변 시선·지나친 배려 오히려 미안해"



"나이요? 묻지 마시고, 제가 하는 일을 봐주세요."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APG) 자원봉사자 한용석(인천 부평구·사진)씨는 올해 84살로 봉사자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한 씨는 적극적으로 이번 대회 자원봉사에 지원했다.

인터넷으로 직접 지원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면접까지 완벽하게 통과했다.

한 씨는 한국전력 근무 당시 일본 바이어를 응대하던 실력으로 이번 대회에서 당당히 VIP 일본 통역을 맡았다.

자원봉사자 교육 현장에서도 한 씨는 유명스타가 됐다.

사회자가 "여기 84세 된 봉사자분이 계십니다"라며 그를 특별 소개했고, 그 자리에 참석한 동료들이 큰 박수를 보내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 씨의 도전은 이례적이고, 스스로에게도 자신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겨루는 뜻 깊은 자리이기도 하다.

그는 평소 국제봉사기구인 키와니스 한국지구 원로대표로 꾸준히 봉사를 해왔고, 지난 2014 AG 테니스와 정구 경기에서도 일본통역 봉사를 맡았다.

그는 "며느리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아버님 최고'라고 응원을 한다"며 "아침마다 '화이팅'이라는 문자를 보내줘 더욱 기운이 나 기쁜 마음으로 봉사를 할 수 있었다"고 가족에 대한 각별함을 표현했다.

한 씨는 그동안의 봉사 경험을 살려 이번 대회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또 다시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가끔은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나이가 많다고 지나치게 배려를 해주는 것에 오히려 미안함을 느낀다.

"열정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이번 대회는 몸이 불편한 선수들이 참여하는 만큼 더 큰 감동과 도전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나이라는 벽을 넘고 싶은 저처럼, 선수들도 장애라는 벽을 넘어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일 거예요. 와서 응원해 주세요."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