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각엔 ▧
지난 18일은 산림청이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을 제고시키고자 기념일로 지정한 '산의 날'이었다. 10월 중의 하루를 산의 날을 지정한 이유는 선조들이 1년 중 산이 가장 아름다운 때인 10월에 높은 곳에 올라 풍류를 즐기던 세시풍속 중에 하나인 등고(登高, 음력 9월 9일)에서 유래하며, 또한 이 시기부터 산불이 많이 나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이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어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등산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이 바로 '산불'이다.

산불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사람의 부주의 이다. 입산자 실화 (43%), 논·밭두렁소각 (17%), 쓰레기 소각 (9%), 담뱃불실화(10%) 등 산불의 80% 이상이 사람으로 인해 발생 되었다.

산불은 산림자원을 파괴시키며 희귀종, 멸종 위기종을 가리지 않고 곤충과 작은 동물들을 사라지게 만든다. 나무들의 영양분이 되는 유기물은 낙엽이 썩으면서 만들어지는데, 이는 1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산불이 나면 이 유기물이 사라져 나무의 성장도 더디게 한다. 또한 산불이 난 산림의 토양은 빗물이 스며들기 어려운 소수성(疏水性)이 되어 건조해지기 때문에 이 역시 나무가 자라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산불은 산만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 등으로 환경도 오염시킨다. 산불이 나면서 탄소 조절 능력을 잃어버려 산림이 오히려 탄소 배출원이 되어버린다. 이처럼 산불은 제 2, 3의 환경 파괴를 불러오는 최악의 재해가 된다. 산불의 원인 1위가 입산자 실화인 것을 보면 산불 예방에는 산을 찾는 사람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등산 시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는 취사·야영·흡연을 하지 말아야 하며 산림 또는 산림과 근접한 100m 안 지역의 논·밭두렁이나 폐기물 소각은 반드시 허가를 받은 후 마을 공동으로 실시해야 한다.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취약 지의 순찰 실시, 산불 감시탑을 설치,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산불감시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가을철 아름답게 물든 산이 우리를 즐겁게 해 주듯이 우리도 산을 아끼고 사랑해 주도록 하자.

/신상일 농협중앙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