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방 잔치 빛낸 인천 연고 선수들
▲ 지난 1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육상 남자 200m 결선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여호수아가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여호수아는 이 종목에서 1986년 서울 대회 장재근 이후 28년 만에 메달을 획득했다.
▲ 복싱 금메달 신종훈.
▲ 리듬체조 단체 은메달 김윤희.
▲ 펜싱 2관왕 이라진.
120명 선수단 참가 금 15·은 10·동 14

육상·펜싱·핸드볼 등 고른 선전 보여

여호수아 男 1600m 계주 은메달 획득

4번 주자 부상공백 메운 '기적의 질주'

이라진 사브르 개인·단체 동시 석권

단체전용 선수 오해·2인자 설움 훌훌

신종훈 한국 복싱 12년 만의 '金 펀치'

리듬체조 김윤희 마지막 국제무대 銀



지난 9월19일 막을 올린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16일간의 잔치를 마무리했다.

역대 아시안게임 가운데 가장 많은 1만4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금메달 79개, 은 71개, 동 84개를 획득, 일본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5연속 종합 2위를 지켰다.

세계신기록과 아시아신기록이 쏟아져 나오는 등 풍성한 기록 잔치가 벌어졌지만 대회 운영면에서는 비판적인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본보는 5회에 걸쳐 이번 대회의 성과와 한계, 과제를 짚어보기로 했다.



안방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인천 연고 선수들의 활약은 그 누구보다 눈부셨고, 감동적이었다.

우선 남자 16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만들어 낸 마지막 장면은 '여호수아의 기적'이라 불릴만큼 멋졌다.

3위로 출발해 마지막 한 바퀴를 돈 여호수아가 앞서던 사우디아라비아를 끝까지 쫓아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 사진 판독 끝에 2위 자리를 얻어낸 것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장면이었다.

이날 역전극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여호수아는 사실 1600m 계주팀이 아니라 400m 계주팀 소속이다.

그는 당시 불과 35분 전에 남자 400m 계주 결선에 출전, 전력질주한 상태로 체력이 염려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여호수아는 곧바로 1600m 계주에 나와 체력을 아낀 상대를 오히려 역전하는 '기적의 레이스'를 선보였다.

사실 여호수아가 달린 4번 주자는 원래 최동백(한국체대)이었다.

그러나 최동백이 이날 결선을 앞두고 허벅지 근육을 다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번 대회 한국 육상 선수단의 총감독을 맡은 김복주 대한육상경기연맹 트랙·필드 기술위원장이 고심 끝에 꺼내든 카드는 여호수아였다.

김복주 위원장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1600m 계주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낼 때 주자 순서 교체라는 절묘한 작전을 꺼내든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여호수아가 이날 400m 계주를 뛴 다음에 쉴 틈도 없이 체력 소모가 심한 1600m에 출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패 가능성이 큰 '도박'이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선택은 20년 전 히로시마에서처럼 똑같이 절묘하게 맞아들어갔다.

마지막 순간까지 체력을 쥐어짠 여호수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기적'을 선물했다.

이런 활약 때문에 여호수아는 폐막식에서 손연재 등과 함께 대한민국 국기 운반수로 선발됐다.

이라진(인천 중구청)도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2관왕에 올랐다.

대회 첫 날인 9월20일 펜싱 사브르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라진은 다음 날 김지연(익산시청), 윤지수(동의대), 황선아(양구군청)과 함께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우승했다.

한국이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여자 사브르 단체전이 아시안게임에 도입된 후 처음이었다.

이로써 이라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첫 국제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하는 동시에 중·고교 선배 김지연에 가려 언제나 대표팀의 '2인자' 또는 '단체전용 선수'로 지내왔던 지난날을 훌훌 털어내는 기쁨을 누렸다.

'불굴의 주먹' 신종훈(인천시청)은 라이트플라이급(49㎏) 결승에서 비르잔 자키포프(카자흐스탄)를 3대 0 판정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이밖에 한국 요트의 대들보 하지민(25·인천시체육회) 등 많은 인천 선수들이 메달을 쓸어담았다.

하지민은 30일 왕산요트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요트 남자 레이저급에서 벌점 합계 17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대회에 이어 2연패다.

김창주(29)·김지훈(29·이상 인천시체육회) 역시 요트 남자 470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경민(30), 홍해솔(24·이상 인천교통공사), 신승현(25·수원시청), 강희원(32·부산광역시청), 박종우(23), 최복음(27·이상 광양시청), 으로 구성된 볼링 남자대표팀은 5인조 경기에서 6게임 합계 6228점을 획득, 정상에 올랐다.

'한국 다이빙의 미래' 김영남(18·인천체고)·우하람(16·부산체고)이 29일 10m 플랫폼 은메달에 이어 3m 스프링보드 경기에서 5차 시기 합계 399.90점을 받아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레슬링 대표팀의 '최중량 선수' 김용민(인천환경공단)은 아쉬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듬체조계의 맏언니이자 첫 실업팀 선수였던 김윤희(인천시청)도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개인전에서 합계 63.666점으로 9위에 오르면서 은퇴 전 마지막 국제무대인 인천 아시안게임을 마무리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 4위, 개인종합 22위에 올랐던 김윤희는 4년 뒤 인천에서 단체전 사상 첫 은메달과 개인종합 9위의 성적을 거두며 아름다운 퇴장을 했다.

이제 김윤희는 다음 달 전국체전을 끝으로 리듬체조 선수 생활을 접고 지도자로 거듭날 예정이다.

아울러 류은희와 김온아(이상 인천시청)의 맹활약에 힘입어 한국 여자 핸드볼이 8년 만에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다시 목에 걸었다.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 참가한 김균섭(인천시체육회·마명 다크시크릿)은 김동선(갤러리아승마단·파이널리), 황영식(세마대승마장·퓌르스텐베르크), 정유연(청담고·로열레드2)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도 66㎏급의 윤태호(인천시체육회)도 단체전 금메달을 받았다.

한편, 이번 대회에 대한민국 선수단은 총 1068명(본부임원 60, 선수 831, 경기임원 177)이 참가했고, 이 중 인천 선수단은 120명(임원 9, 선수 111)이 참가해 금메달 15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를 거둬들였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사진 인천일보 자료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