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시민 1500명 참여했는데 연예인만 조명 … 비판기사 서운해"
성화 점화자 결정 조직위 뜻 … "개폐회식 구성 의도 관심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폐막식 총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이 개막식 이후 나온 일부 언론의 비판에 대해 반박과 함께 서운함을 토로했다.

장진 감독은 30일 기자회견에서 "개막식이 한류로 도배됐다는 일부 비판이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10월4일 폐막식을 주제로 열린 행사지만 질문 대부분은 19일에 열린 개막식에 대한 것으로 채워지면서 이 같은 대답이 나왔다.

장 감독은 "이런 자리가 있으면 언제 한 번 말씀을 드리려고 했다"며 개막식에 대한 각종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그날 문화공연 전체에 인천 시민 1500명 이상이 참여했고 고은 시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 등 많은 문화인이 나오셨다"며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기사 한 줄 쓰지 않으면서 연예인이라고는 2명밖에 나오지 않은 데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언론을 보면서 '클릭 수 늘릴 수 있는 것만 쓰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성화 최종 점화자에 스포츠와 관계가 없는 영화배우 이영애 씨로 선정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모든 캐스팅 과정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 결정이 조직위원회의 뜻이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임권택 개·폐막식 총감독은 "원래 계획은 이영애씨가 아니라 최종 점화에 나선 어린이 두 명이 주목을 받도록 하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중계 연출팀과 소통이 부족해 아이들이 화면에 노출되지 않은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핑계 같지만 카메라 리허설을 한 번밖에 하지 못했다"며 "이런 큰 행사를 준비하면서 만드는 사람과 그걸 찍어서 내보내는 사람이 더 많은 시간 의견 교환을 했더라면 조금 더 정교하게 그림을 잡아서 비체육인 성화 점화 논란을 조금 상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폐막식이 끝나고도 여러 말이 나오겠지만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다만 최소한 국내 언론이라도 우리가 어떤 의도로 개·폐회식을 만들었는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임 감독은 개막식 이후 나온 비판들에 대해 "체육대회가 아니라 영화제를 한 것이냐는 호된 꾸중을 들었다"며 "불편한 느낌이 들게 해 드려 저희도 아쉬워하고 있고 많이 부족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