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4강전 1대 2 덜미
추가시간 北 허은별 결승골
한국, 내달 1일 동메달 도전
인천문학경기장에 걸린 '골대의 저주' 속 펼쳐진 한반도 더비의 승자는 북한이었다.

한국은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이후 다시한번 북한과의 준결승전에서 패하며 설욕에 실패했다.

29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한반도 더비' 여자축구 4강전은 한국이 북한에 1대 2로 패했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양 팀의 경기는 미리 보는 결승전답게 초반부터 치열했다.

하지만 경기는 점차 북한의 페이스로 넘어갔다.

북한의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역습 전술에 한국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선제골은 한국이 먼저 가져갔다. 전반 11분 정설빈이 오른발 프리킥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여자축구 최초 금메달 획득에 한발 다가서는 듯 했다.

먼저 '골대의 저주'에 걸린 팀은 북한이었다.

북한은 전반 20분과 22분, 위정심과 전명화가 모두 골대를 맞추는 불운에 빠졌다.

하지만 전반 35분 리예경의 재치있는 슈팅이 저주를 풀며,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후반들어 한국은 맹렬한 공격을 이어갔지만 잊고 있었던 '골대의 저주'가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후반 43분 지소연이 날린 회심의 기습 중거리슛이 골대에 맞았다.

선수와 응원단 모두 절망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승부는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후반 종료 직전 벼락같은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북한 허은별.

한국 대표팀은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광저우 대회에서 기록한 대회 최고 기록인 동메달에 다시 한번 도전하게 됐다.

한국은 다음달 1일 오후 5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베트남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북한은 같은 날 오후 8시 일본과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김근영 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