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응원단 문학경기장서 열띤 응원
경기장 중앙에서 한반도기가 펄렀였다. '윈 코리아, 통일 슛 골인' 현수막이 넘실거렸다. 남·북공동응원단 1000여명이 한반도에 '평화의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문학경기장에 출격했다.

29일 공동응원단은 "얼어 붙은 남북관계가 풀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과 북한 대표팀과의 여자 축구 경기에 참여, 남북이 하나되는 모습이 아시아에 울려퍼지길 바란다"고 밝히며 남북대결이 펼쳐지는 인천문학경기장을 찾아 합동 응원을 진행했다.

경기장 가운데 자리잡은 공동응원단은 이날 양팀을 모두 응원했다. '대한민국'을 외치는 붉은 악마 응원단 사이에서 누구보다 목청껏 '통일 조국',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그들의 간절한 외침을 들은 북한 선수단 역시 공동응원단의 응원에 답하듯 자리에서 일어나 인공기를 흔들었다. 선수들 역시 힘을 냈다.

북한 대표팀은 경기 초반 강하게 태극낭자를 압박했고, 한국의 수비 역시 힘을 냈다. 공동응원단에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평화의 아시아경기대회로 거듭나도록, 얽히고설킨 남북관계가 스포츠를 통해 말끔하게 풀리는 것. 오직 그것만을 바랬다.

박경수 공동응원단 사무국장은 "남북 누가 이기든 결승에 가서 일본을 물리치고 꼭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북한 응원단도 나와 응원했다. 인원은 많지 않았지만 열기는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북한 선수와 임원 등 30여명은 인공기를 들고 경기기 시작된 순간부터 작은 인공기를 들고서 좀처럼 자리에 앉지 못했다.

이들은 북한 선수가 한국 진영에서 공격할 때 선수 이름을 호명하며 "잘한다"고 격려했다.

전반 36분 동점골이 나오자 북한 응원단에서는 인공기가 물결처럼 춤을 췄다.

귀빈석에서도 남북한의 조용한 응원전이 있었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한국의 선전을 기원했고, 김영훈 북한 체육상 겸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손광호 부위원장도 귀빈석에 앉아 북한 대표팀을 응원했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경기 직전 그라운드에서 김광민 북한 대표팀 감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 김근영 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