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친환경 대회를 표방, 친환경 국제 인증서를 받았던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무늬만 친환경 대회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부 경기장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것을 제외한 대부분의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들이 기업의 탄소배출권 기부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는 당초 이번 대회 목표를 '보다 환경 친화적인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대회, 최첨단 기술력을 보여주는 역대 최고의 대회 개최'로 설정.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대회 기간동안 발생하는 온실가스 추정치는 13만t. 조직위는 이보다 많은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인천아시안게임이 탄소 중립을 이룬 첫 대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로 대회 개막 전 조직위는 "(탄소 발생량에 대한 상쇄를 위해)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 주변에 6300여그루의 나무를 심어 총 140t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주경기장 조성과정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한 사실이 드러나 탄소 저감이 아니라 되려 발생량을 높였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13만t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 추정치를 상쇄, 탄소 중립 대회를 치르겠다는 목표 역시 지역 기업들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기부받아 이를 달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직위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로부터 12만9500t, 한국지역난방공사로부터 1500t, 한국남동발전으로부터 5000t의 탄소배출권을 기부받을 예정이다. 결국 기업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기부받아야만 탄소배출량 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셈이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주경기장을 건립하기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등 이번 대회는 시작부터 친환경 대회라는 이름과 전혀 맞지 않는 대회"며 "지금이라도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에너지 절감 노력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