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외국 미디어들이 대거 중국 시장에 진출, 사회주의적 가치를 위협할 것에 대비해 국내외 언론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31일 밝혀졌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베이징 소식통의 말을 인용, 장 주석이 이달 초 하계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폐막된 중앙공작회의에서 『WTO 가입시 반사회주의적이고 퇴폐적인 이념들이 중국을 휩쓸 것』이라고 경고한 뒤 국내외 미디어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 감독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장 주석은 「WTO가입의 영향」 분과회의에 참석, 『국내 미디어들은 외국자본을 끌어 들이게 되면 사회안정을 흔들 수 있는 정치적 성향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각종 미디어와 인쇄물은 물론 종이와 펄프 제작업체들에 대한 외국자본의 투자여부를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장 주석과 보좌관들은 베이다이허 회의 폐막 후 사석에서도 『미디어와 통신 등 민감한 시장에는 홍콩과 대만 등 화교자본의 진출을 선호한다』고 밝혀 서방 미디어들의 진출을 달가와 하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정부가 WTO 가입 후에도 공식, 비공식적으로 국내 언론매체들에 대한 외국 자본의 투자를 규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당 선전부 간부들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부르조아 자유주의자」나 「반사회주의자」들의 견해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