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명 축구경기장에 집결
한반도기 들고 아리랑 열창
20일 남동경기장서 공식출정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북공동응원단이 처음 한반도기를 손에 쥐고 모인 경기장에는 아리랑 가락이 울려퍼졌다.

전반 9분 만에 첫 골이 터지자 '통일조국'을 외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응원단은 15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중국의 축구 예선 경기에서 첫 공식 응원을 펼쳤다.

경기장을 찾은 응원단 300여명은 이날 개성공단에서 북쪽 노동자들이 제작한 티셔츠를 맞춰 입었다.

개성공단 입점 업체의 협찬을 받은 막대풍선도 흔들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우리는 하나'라는 카드 섹션 응원도 준비했다.

곽경전 공동집행위원장은 "아직 개막 전이라 오늘은 인천 지역에서 주로 모였다"며 "대회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전국에서 4000명의 응원단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은선(38)씨는 "북측 응원단이 오지 않아 아쉽지만, 남북 공동 응원이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해 참여했다"며 "남북 관계가 좋지 않은 시점에서 스포츠를 통해 하나 되는 장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평의 방과 후 교실 '하제누리'에서 온 초등학생 55명도 응원에 힘을 보탰다.

'좋은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인천시민협동조합' 정정민 이사장은 "같은 민족인 만큼 한목소리를 내고 싶어서 교사·조합원들과 응원단에 참가했다"며 "1년에 한 번씩 통일 교육을 하는데, 이것만큼 자연스러운 체험 교육이 없을 것 같아서 학생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고 했다.

북측 선수단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평일임에도 경기장을 찾는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1시간 전부터 관중들은 도원역에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경기장으로 향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친구들과 함께 온 광성중 1학년 민경남(14)군은 "정대세를 응원하고 싶었는데,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서 아쉽다"면서도 "북측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처음 볼 수 있어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한편, 응원단은 오는 20일 북측 여자축구 예선 경기장인 남동럭비경기장에서 공식 출정식을 갖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