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생각엔 ▧
9월9일은 구구데이다. 닭을 불러 모을 때 '구구'라고 부르는 것에 착안해 이 날을 닭고기와 계란을 먹는 날로 지정하여 지난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올해 구구데이는 추석연휴와 겹치면서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요즘은 블랙데이, 로즈데이, 키스데이, 와인데이, 다이어리데이 등 기성세대들은 보지도 듣지도 못한 기념일들이 의미없이 생겨나 젊은 층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런 국적 불명의 기념일들은 업체들의 마케팅 상술로 서구풍조의 분별없는 확산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농업관련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성금 모금을 통한 공익적 데이마케팅(Day-Marketing)을 전개하고 있는 우리 토종의 구구데이는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왕이면 우리만의 고유기념일을 만들어 한국적 전통을 살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도 돕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취지에서 시작한 구구데이는 전통 보양식 닭고기와 완전식품이라고 일컬어지는 계란을 많이 먹어 국민건강도 돌보고 농가에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발렌타인이나 화이트데이처럼 젊은 층의 관심을 그다지 끌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서구문명이 우리 생활의 대부분을 잠식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만의 기념일을 우리만의 토속재료와 음식으로 기념할 수 있는 한국적 사고와 전통에 적합한 '토종데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층의 관심을 끌만한 다양하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지속적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마케팅 상술로 억지로 끼워 맞춰 놓은 듯한 의미없는 데이마케팅이 아닌 농촌과 도시간 상생(相生)하는 동시에 소비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토종 데이마케팅의 발전적인 진화를 기대해 본다.

/이상명 농협구미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