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준비사항 점검 (3) 숙박
E4호텔 등 아직도 공사 중시 "임시 사용허가 받을것"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보러 올 관람객들은 몇명이나 인천에서 묵을까. 정부와 인천시, 대회 조직위원회는 내국인과 외국인이 묵을 곳을 모두 합해 하루 평균 1만3824실의 객실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예비로 2만5910명을 추가로 수용할 홈스테이 가정까지 지정한 상태다. 지금까지의 수요로 보면 이른바 '숙박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시의 숙박시설 정책은 매번 잡음을 냈다. 대표적으로 대회에 써야 할 주요 숙박시설이 완공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시와 인천도시공사는 송도 E4호텔을 국내·외 언론이 미디어 숙소로 활용하기로 예정이었다. 하지만 E4호텔은 공사가 덜 된 반쪽짜리 호텔이었다. 일각에서는 대회 시작 전까지 완공이 어렵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시와 공사는 호텔 객실이 부족해 꼭 활용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사업을 강행했다. 지난해 E4호텔과 해당 부지를 사업자에게 매각한 것이다.

대회를 한 달 앞둔 시점이지만, E4호텔의 공사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법적으로도 정식 사용승인이 아닌 '임시 사용승인'만 받아 둔 상태다.

송도 센트럴파크 호텔과 홀리데이인 호텔도 마찬가지다. 두 호텔은 각각 270실, 300실 규모로 대회 기간 활용될 예정이었다. 두 호텔 역시 E4호텔과 마찬가지로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정식 준공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숙박시설을 대회에 써야한다는 명분으로 도시계획을 바꿨다가 특혜의혹이 일었던 사례도 있다.

시는 지난 2012년 계양구 A호텔과 부평구 B호텔의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부지 용도를 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바꾸거나, 용적률을 올려주는 등 호텔 소유자의 재산가치를 크게 올릴 수 있는 사안이었다.

시는 특혜 의혹이 일자 호텔을 대회에 꼭 써야한다는 명분으로 규제 완화를 강행했다. 만약 대회 전까지 완공하지 못하면 규제 완화를 철회하겠다는 조건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 호텔은 규제 완화 이후 지난해 하반기에야 공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시는 사실상 공사가 끝나지 않을 것이며, 대회 사용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섣부른 규제완화가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시 관계자는 "공사가 끝나지 않은 호텔은 임시 사용허가를 받아 사용할 예정이다"라며 "다양한 경로로 숙박에 문제가 없도록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