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선수촌 일본어 통역요원 83세 강분희씨
JLPT 자격증 소지 수준급 실력 … 매사 긍정적 마음가짐

"지금도 계속 공부 … 가슴 뛰는 일 하는 것 언제나 즐거워"



"한번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해내는 성격이라서요. 잠도 안자고 성경을 필사했죠."

지난 12일 만난 강분희(83·사진) 씨는 이번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이하 인천AG)에 자원봉사로 참여했다.

미수(米壽)에 가까운 나이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의 열정이 인천AG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JLPT(일본어능력시험) n2 자격증을 갖고 있는 등 수준급의 일본어 실력을 겸비해 선수촌에서 일본인 선수들의 통역을 맡게 된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강씨는 약 30개월 동안 성경을 필사해 강화에 있는 카톨릭대학교에 기증하기도 했다.

과거 여성학도의용대로도 활동한 적 있는 강씨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일에 임한다.

이번 인천AG 자원봉사에 신청한 것도 그 때문이다.

강씨는 "마지막으로 봉사하고 싶은 마음으로 자원봉사에 신청했습니다. 처음 면접장에 들어가니 일본어로 묻는 말을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받아쳤죠. 그 모습이 인상 깊어 뽑힌 것 같아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강씨는 당초 문학경기장에서 일하고 싶어했다. 워낙 고령인지라 멀리까지 가기 부담스러웠던 것.

인천AG 조직위원회는 수준급의 일본어를 구사하는 강씨를 서구에 있는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보내고 싶어했다.

하지만 강씨를 배려해 구월동에 있는 선수촌 숙소로 배정했다.

강씨는 일본 펜팔과 편지도 주고받고, 신약성경을 꾸준히 필사하고 있다.

JLPT n1 자격증 시험에 응시했으나 무릎 수술로 치르지 못한 한이 남은 것이다.

강씨는 "지금도 꾸준히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가슴이 뛰는 일을 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며 웃었다.

/글·사진 김근영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