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 늘면 제조원가 전기료 비중 커 민감 …블랙아웃·냉방기 가동 부담

올해 여름도 지난해에 이어 무덥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인천지역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013년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변조 사건으로 원전 10기가 무더기로 멈추는 바람에 에어컨도 마음껏 가동하지 못해 더운 여름을 보내야 했던 인천지역 기업들은 올해도 '뜨거운 여름'을 보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 기온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지난 30년 평균 기온(22~25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전력사용량은 100만㎾씩 늘기 때문에 무더운 더위는 곧 '전력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무더웠던 지난해에도 전력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컸다. 지난해 6~8월 92일 간 인천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돈 날은 무려 40여 일이나 됐다.

전력사용량 급증으로 예비전력이 500만㎾ 미만으로 떨어질 때 발령되는 전력수급경보는 이 기간에 무려 31차례나 발령됐다.

예비율이 바닥으로 떨어져 위기를 간신히 모면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시간당 최대 전력수요가 8050만㎾까지 급상승하고, 예비력이 마이너스 306만㎾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측돼 특단의 수요 감축 시스템까지 가동되기도 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공공기관은 물론 지역 중소기업들은 절전을 위해 냉방기뿐만 아니라 실내등까지 모두 껐다.

작년에 문제가 됐던 원전 대부분이 올해는 정상 가동하고 있고, 100만㎾급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1000만㎾ 전력 설비가 추가돼 올해 전력 사정이 나아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올해 여름이 더 무덥다는 전망도 있어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기요금이 원자재비를 포함한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지역 업체들 입장에서는 여름철이면 전기 사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인천상공회의소가 인천지역 17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들의 39.5%는 원자재비를 포함한 원가에서 10% 이상을 전기요금으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의 10%~20% 미만을 전기요금으로 내고 있는 곳은 21.1%, 20% 이상인 업체도 18.4%에 달했다.


인천지역 한 중소기업 지원기관 관계자는 "전력난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불황에 전기값 걱정으로 중소기업들이 냉방시설 가동에 부담을 갖고 있어 올해 여름은 평소보다 더 덥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진기자 kwj799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