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간 진도체육관서 24시간 무료급식 봉사…"정성 가득한 음식드시고 힘내시길"
   
▲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원들이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사진제공=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지금은 무엇보다 피해자 가족들을 돕는 것이 우선입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온 국민이 슬픔에 휩싸인 가운데, 비통한 나날을 보내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물심양면 도움의 손길을 보태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진도에서 봉사활동을 한 개인 및 단체 소속 봉사자는 2만4000여명.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신청하는 봉사자들을 부득이하게 제한한 터라 숫자는 무의미하다는 게 전남자원봉사센터 관계자의 말이다.

바다에 뛰어들어 실종자 구출에 나서는 잠수부는 물론 어민들도 생계도구인 낚싯배를 타고 온종일 실종자 구조에 동참한다.

경기도 안산에서 전라남도 진도까지 400㎞를 무료로 운행하는 택시기사들, 자신의 일을 접어두고 며칠씩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이들도 있다.

서울에서 진도까지 6시간 가량을 달려온 직장인, 언론보도만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다며 천안에서 온 주부, 동생같은 단원고 학생들의 구조와 피해 가족들을 위해 돕겠다며 수원에서 온 대학생 등 각계각층에서 자원봉사에 동참했다.

수도권에 본부를 둔 자원봉사단체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원들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보름이 넘도록 하루 24시간씩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20여명이 조를 짜서 이틀씩 교대하며 갓 지은 밥과 국, 반찬으로 피해 가족들의 건강을 챙긴다.

봉사자의 상당수는 실종자 가족들처럼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와 아빠들이다. 이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 가득한 음식을 드시고 꼭 힘내시기를 바란다"며 다른 봉사보다 급식봉사를 자처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에게는 말과 행동을 비롯한 모든 면에 적용되는 봉사 수칙이 있다.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 피해 가족들에게 가급적 말을 걸기보다 묵묵히 봉사하기가 그것이다.

혹여 가족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웃음을 줄이고 낮은 자세로 봉사하기 등 모두 가족들의 마음을 배려하는 자세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모두가 한 가족이며 내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라 몸이 힘들어도 마음은 힘들지 않다"는 위러브유 회원들.

그들은 "하루하루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을 실종자 가족들이 힘을 내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봉사의 손길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