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 주민들의 생각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2013년 8~9월 전국적으로 2012년 12월까지 입국한 20세 이상 북한이탈주민 1482명(남성 333명, 여성 1149명)을 대상으로 한 사회조사를 발표했다.

▲일반 복지 ▲사회 참여 ▲문화와 여가 ▲경제활동과 노동 ▲소득과 소비 등 5개 부문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반적인 생활여건이 이전보다 '좋아졌다', 현재 '소득과 소비에 만족하고 있다', 직장과 가정 중 '일을 더 우선시 한다'는 비율이 남한 전체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사회참여'와 '문화와 여가'의 경험·참여 비율은 남한 전체보다 낮았다.

북한이탈주민 사회조사 결과 부문별 주요 특징을 보자.

일반 복지에서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생활여건이 3년 전보다 '좋아졌다'는 응답이 55.4%로 남한 전체 31.0%보다 높았다.

사회 참여에서는 28.7%가 지난 1년간 단체에 참여해 활동한 경험이 있었다. 반면 남한 전체는 46.6%로 큰 차이를 보였다.

문화와 여가에서는 '일반신문' 구독 비율이 33.9%(남한 전체 2.6%), '인터넷신문'은 45.2%(남한 전체 77.9%)였다.

경제활동과 노동에서는 직업선택 시 우선 고려 요소로 '수입' 43.2%, '안정성' 27.6%, '적성·흥미' 11.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한 전체와도 동일한 순위였다.

소득과 소비에서는 현재 소득에 만족하고 있는 비율이 23.4%로, 남한 전체(12.1%)보다 2배가량 높았다.

설문조사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참여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

현행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도 어느덧 15년을 맞는다.

그러나 이 종합적 정착지원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남북 간 체제와 사회, 문화적 차이, 지원정책의 비효율성, 그리고 주위의 편견과 차별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탈북자들의 사회 적응에 아주 큰 걸림돌 요인 중 하나는 '북한 출신'이라는 부정적 편견이다.

북한이탈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일회성 행사나 재정지원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이웃'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관 간 적극적인 협력을 한다면 북한이탈주민들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판호 연수경찰서 보안계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