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중 DMB 시청 위험성

차량 DMB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운전자가 DMB가 운전자에게 지루함을 없애 줄 수 있겠다며 큰 기대감을 보였다. DMB는 그 기대대로 운전중 지루함을 해결해 주었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시동을 켜는 동시에 DMB에 손이 간다.

그런데 DMB는 지루함을 없애는 대신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안전운전을 해야 할 때 주의를 빼앗겨 사고로 이어지기 일쑤인 것이다.

한 예로 지난 2012년 5월 경북 상주시에서 대형화물차 운전자가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채 DMB 시청을 하며 운전하다 마침 훈련중이던 여자 싸이클선수의 자전거 6대와 승합차를 잇따라 들이받아 싸이클 선수 3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운전중 DMB시청의 위험성과 처벌의 필요성이 심각히 제기됐다.

이처럼 운전중 휴대폰이나 DMB 시청이 위험한 이유는 전방에 있는 장애물이나 위험을 인지하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반응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도로교통공단과 한국교통원구원 등의 DMB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상주행시 전방 주시율은 78.1%인 반면 운전중 DMB 시청에선 전방 주시율이 58.1% 떨어진다.

혈중알콜농도 0.1%일 때 전방 주시율이 71.1%인 것을 감안한다면 DMB 시청 역시 매우 높은 교통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 DMB를 켜놓은 상태에서 달리면 돌발상황 발생시 정지까지 걸리는시간이 DMB를 꺼놓은 경우보다 1.47초 더 걸린다. 이는 시속 100㎞/h 속도 주행시 약 41m를 더 주행하게 되며 운전면허취소 혈중알콜농도 0.1% 상태로 운전하는 것과 같다.

또한 지난 2012년 도로교통공단의 3년간(2009~2011년) 운전 중 기기조작으로 인한 교통사고 특성 분석에 따르면 핸드폰 사용과 라디오 조작 등으로 8123건이 발생해 169명이 사망하고 1만3302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14일부터 '운전중 영상장치를 표시하거나 조작하면' 범칙금 3만~7만원과 벌점 15점이 부과되는 도로교통법이 시행되고 있다. 단속대상은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위치에서 영상장치를 표시하거나 이러한 장치를 조작하는 행위이다.

운전자들이 명심할 것은 DMB 시청에 대한 도로교통법 및 시행 규칙 개정안의 목적은 오직 운전자 안전에 있다는 사실이다.

운전중 DMB 시청을 단속하는 것은 운전자를 적발해 범칙금을 부과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위험한 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범칙금을 내기 아깝다고 생각하기보다 나와 가족, 그리고 타인의 생명과 재산 등을 보호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운전중 DMB 시청이 얼마나 위험한지 스스로 느끼고, DMB 시청을 하지 않는 인식 개선과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

/양영춘 과천경찰서 교통관리계장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