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중심 생산 전망돼 지역 제조업체 타격 우려 … 대비책 전무 '불안'

국내 산업계에서 '혁신'이라고까지 평가되는 '3D 프린팅'이 시장 전반에 등장해 입지를 높여가고 있다. 앞으로 '3D 프린팅'이 전통 금형산업 등을 대체하기 시작하면 뿌리산업 비중이 높은 인천지역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은 전무하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3D 프린팅' 신기술이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력을 사전에 알아보는 기술영향평가를 실시했다.

평가서에 따르면 '3D 프린팅' 다품종 맞춤형 생산 방식의 대중화로 전 산업 분야에 혁신을 이끌고, 인체 스캐닝을 통한 맞춤형 고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반면, 전통 금형산업 일부를 대체함에 따라 관련 산업 일자리가 감소하고, 불법 의료기기 제작·시술과 프린트 범죄에 의한 사회적 혼란이 유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D 프린팅'은 기존 제조업에 IT기술이 접목된 융합 신기술 영역으로, 지난해 말 3D 프린터로 만든 총기가 실제 인명을 살상할 수 있을 정도라는 뉴스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처음 '3D 프린팅'이 개발될 때만 해도 '신기한 기술' 정도로 여겨졌던 산업 전반의 인식이 요즘 바뀌고 있다.

한 예로 얼마 전 부산의 한 연구기관에서 사물을 입체로 출력할 수 있는 3D 프린터에 대한 인식을 새로 하고 창조경제 접목과 3D 프린터 R&D 기획사업 유치 등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연구보고서를 내는 등 '3D 프린팅'을 침체된 산업계의 새로운 활력소로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3D 프린팅'은 전문가들 사이에 3차 산업혁명 도구와 인터넷에 대응하는 발명품으로까지 인식되고 있으며, IT기술의 발달로 저가품이 시중에 등장하면서 산업계에서 상당한 연구와 응용이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산업에 등장하면 기존 기술은 사양길에 접어드는 게 수순이지만, 그 사양길에 몰리는 대상에 지역 중소기업들이 많다는 게 문제다.

기술적 이유로 3D 프린터가 대형 완제품 생산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제품 생산은 부품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인천의 중소기업체 상당수가 부품 납품 기업들이다.

특히, 산업 변화에 맞는 시설 투자가 어려운 영세 업체들의 경우, 자금력 등 경쟁력이 낮아 업계에서 도태될 수 있다.

지역에 주조와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완제품 판매 업체보다는 부품 제조업인 뿌리기업이 많아, '3D 프린팅' 기술 도입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3D 프린팅' 도입으로 타격이 우려되는 금속가공제품 업종은 인천지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23.6%에 이르는 데다 전체 제조업 근로자 중 15.6%다.

상황이 이런데도, '3D 프린팅'이 지역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나 대응 전략 수립이 없어 업계는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공상 영화에나 나올 법한 생산 기술이 '3D 프린팅'을 통해 현실화했고, 이제 산업 전반에서 지분을 높이려 하고 있다"며 "아직은 그 영향이 미비하지만, 지금처럼 관련 기술에 투자가 늘고, 생산 품목이 많아지면, 지역 부품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원진기자 kwj799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