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투고 ▧

몇년 전 부산에 사는 새터민 3명이 캐나다로 여행을 떠났다. 몇달 뒤 이들과 가깝게 지냈던 탈북민 4명도 캐나다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다른 탈북민은 이들이 캐나다에서 한국국적을 버리고 난민지위를 획득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한국국적보다 제3국 난민지위가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 동네 탈북민 A(40·여)씨는 "탈북 후 교육을 받다 보면 자본주의 장점을 많이 들어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하지만 실제 생활을 시작하면 자본주의의 나쁜 점부터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에서는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잘 살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좋은 직장을 구하고 중산층으로 되기는 어렵다.

한국 현실에 대한 충격은 직장생활 부적응으로도 이어진다. 또 전혀 다른 체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오는 심리적 충격을 치유할 수 있는 상담 프로그램 등이 없다. 대개 지원은 경제적인 부분에만 집중되기 때문이다.

주변의 불편한 시선도 이들이 탈남을 결심하는 한 요인이다. 안전을 찾아 남한으로 왔지만 정국이 변할 때마다 주변 시선이 싸늘하게 변함을 느낀다고 한다. 한국에서 눈치를 보며 살아갈 바엔 아예 제3국으로 떠나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자녀 문제도 탈남 원인이다. 북한과 남한은 교육과정에서부터 차이를 보여 탈북 자녀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

이제 탈북민에게 정착금과 임대주택을 주거나 가끔 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에서 장학금과 생활비 지원을 하기보다는 더 많은 탈북민이 남한에서 범죄에 빠지지 않고 오래도록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기적 계획을 세워 적응을 도와야 한다.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 되도록 많은 애정과 관심이 필요할 때다.

/전충수 인천남동경찰서 보안과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