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투고 ▧

올해 지리산 천왕봉에 세 번째 올랐다. 종주를 두 번 했는데, 작년과 달라진 게 있다. 예전에는 등산로(탐방로)가 아닌 대피소 등지에 재떨이를 놓아두고 흡연을 허용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지리산을 포함해 국립공원 전체가 금연지역이다.

지리산의 면적은 484㎢로 시흥시 면적 166.6㎢의 2.9배다. 이런 지리산에서 벗어나려면 대부분 3~5 시간 걸린다.

담배 한 대 피우기 위해 3시간 이상 걸어 나가는 사람은 없다. 올해 1월1일부터 국내 21개 국립공원 전체가 금연지역으로 지정됐다고 한다. 적발되면 10만~30만원의 과태료를 문다.

이런 법을 제정한 사람들이 제 정신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이 조치가 더 잘된 일인지 산을 다니는 사람은 금세 알 수 있다. 그렇게 큰 산과 넓은 면적을 다 감시할 수 없으니 대피소 주변에서만 흡연을 하지 않을 뿐 등산로를 벗어난 곳은 예전보다 더 지저분해졌다.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깝기 그지 없다. 곳곳에 담배꽁초가 널려 있으며, 대피소에서 재떨이가 사라진 이후 산불 위험은 더 커졌다. 흡연자 습성상 규율에 100% 순응해 제한구역에서 장시간 금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어디선가 숨어서 피울 테니, 흡연자를 비참하게 만들고 범법자를 양산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산불을 방지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산을 유지하기 위해, 또한 흡연자 권리를 위해 필히 재고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김광수 시흥청소년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