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어린 나무가 자라면서 휘어 곧은 방향을 잡지 못하면 지지대를 세워 곧게 자랄 수 있도록 바른 방향으로 유도한다. 그래야 비로소 그 나무가 거목으로 자라 넓은 그늘막과 세찬 바람을 막아 줄 수 있는 버팀목 구실을 한다. 우리 사회에서 버림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안식처가 생기는 것도 그같은 이치 때문이다.
그러하듯 가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한 번 구부러져 이탈한 마음은 회복할 수 없는 길로 떠나고 만다.
그러한 청소년들은 곧 학교에서 학교폭력의 주범으로 자리매김된다. 사회의 문제, 가정폭력이 낳은 또 하나의 폭력으로 되는 것이다. 이렇듯 가정폭력은 이제 가정의 문제만은 아니다. 가정의 소중함을 한 번 잃게 되면 그 영향을 받고 자란 청소년들은 학교나 더 나아가 사회에서 사회문제의 주범으로 떠오른다.
지금은 누구도 가정의 폭력이 가정의 문제라고만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법도 사회도 가정의 폭력에 대해 방관하고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는 가만 있으면 저절로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 우리 사회도 가정폭력에 대해 가정의 문제를 넘어 좀 더 구체적이고 치밀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에 걸맞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곧 또 다른 사회 4대악의 하나인 학교폭력과 성폭력을 예방하는 길이다.
/박상윤(인천 연수경찰서 수사과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