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장 "모성회복·범죄예방 기대" 특별전 효과
   
▲ 인천구치소 여성수용자들이 이레공방 변영숙씨와 자원봉사자들의 지도로 규방공예를 배우고 있다. 규방공예는 인천구치소만의 특화된 교화프로그램이다. /사진제공=인천구치소


"여성수용자를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드립니다."

지난 5월 인천구치소(소장 한본우)에서는 특별한 전시회를 가졌다.

평소 미술관이나 갤러리 같은 곳에서 작품을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전시회였다.

구치소에 수용중인 여성수용자들이 제작한 규방공예 작품 전시회가 그것이다.

규방공예란 조선시대 엄격한 유교사회에서 사회적 활동을 하지 못한 규수들의 생활공간인 규방에서 생산된 공예장르를 말한다.

당시 전시품은 노리개, 볼끼, 조바위, 토시, 주머니 등 전통적인 장신구부터 목걸이, 머리띠, 목도리, 가방 등 전통소재와 기법을 활용한 현대적인 디자인의 소품까지 옛것의 아름다움과 오늘날의 실용성을 조화한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는 작품들이다.

인천구치소가 여성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규방공예 프로그램을 마련하기까지는 조기룡 부소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어린시절 어머니의 뜨개질하는 무릎에서 한없는 편안함을 느꼈고, 부소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교정시설에서도 규방공예를 이용한 교화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지난 3월 그는 여자수용자들에게 여성으로서의 자아존중감 및 모성을 회복하기 위해 규방공예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이레공방 변영숙씨의 재능기부가 큰 역할을 했다.

제29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전통공예부문 입선 등 수차례 입상한 경력이 있는 변씨는 조 부소장의 제안해 선뜻 재능기부를 약속했다.

구치소 교정협의회 강덕위 회장도 교정시설 수감으로 영어의 몸이 된 재소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고 재범방지를 위해 규방공예가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규방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용자 채모(40·여)씨는 "처음에는 바느질을 해본지 오래되서 눈과 어깨가 아파 그만두고 싶었지만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내를 배우게 되었고, 완성된 작품을 보며 무언가 모를 성취감을 느꼈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인천구치소는 여자수용자를 대상으로 규방공예프로그램 2기 수강을 시작했다.

조기룡 부소장은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작품에 희망의 메시지를 어떻게 불어넣을 수 있을까 고민중에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흘린 땀이 보석이 되어 반짝였으면 한다"며 "교정시설이 현대화되고 시설이 좋아지더라도 수용자들의 마음은 항상 경직되기 마련이다. 모성을 회복하고 심성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면 범죄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칭우기자 chingw@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