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평행이론은 다른 시대에 같은 삶을 산 각기 다른 두 사람이 존재하며 누군가의 삶이 다른 사람에게 반복되는 것을 뜻한다. 가정폭력을 보며 자란 자녀가 새로운 가정을 꾸린 뒤 자신도 모르게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같은 가정폭력도 평행이론과 같다.
우리 사회에는 가정폭력을 창피하게 생각해 숨기기에 급급한 풍토가 만연했다. 이런 잘못이 자식에게 대물림돼 반복되는 평행이론을 우리 스스로 간과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악순환과 잘못된 습관이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로 될 수 있다는 것을 빨리 깨닫지 않는다면 가정폭력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가정폭력은 가족 구성원 간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재산상 피해를 주는 행위다. 가정폭력을 알게 된 자는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으며 피해자는 가해자가 직계존속이라도 고소할 수 있다. 피해자와 가족 구성원의 인권보호와 가정의 평온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경찰관이나 시설종사자 등에게는 비밀엄수의무가 있으며 1366(여성상담전화)를 통해 보호시설 및 법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출동한 경찰관은 가·피해자의 격리 및 응급의료지원 등의 조치를 통해 피해자 보호에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가족은 나와 같은 동등한 인격체로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건강한 가정이야말로 나아가 더 큰 사회 행복의 밑거름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병희 인천남동경찰서 강력 3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