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옥 시인 두번째 시집'오래 전의 전화번호를 기억해내다'
   
 


배선옥 시인이 두번째 시집 〈오래 전의 전화번호를 기억해내다〉(도서출판 진원)를 출간했다.

<오래 전의 전화번호를 기억해내다>는 시인의 개인적 어조로 복잡하고 굴곡진 세상을 대면하고 있는 시들로 가득찬 시집이다.

일상적인 삶의 과정에서 삶의 근원적인 아픔을 되살리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사색하고 있다.

시인으로서 배선옥의 이름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1997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하며 인천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시문학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꾸준히 시 작업에 몰입했다.

인천 부평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독서와 음악 감상, 글쓰기에 관심을 보였던 그는 조영숙 인천문협사무국장, 박경순 시인 등과 문학동인 '시작업'에서 함께 활동하며 본격적인 시 창작을 시작했다.

2004년에는 첫 시집 〈회 떠주는 여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첫 시집에서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면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시들을 발표, 개인 서정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적 시선을 담아냈다.

이번 두번째 시집에서는 지극히 개인적 어조로 세상을 대면하고 있으며 산문시 형식을 빌려 자신의 내면에 고여있고 숨어있는 인간 보편의 내면을 끌어올렸다.

그가 취한 산문시 형식은 깊은 우물 밑바닥에 고인 물을 퍼내는 두레박 같은 것이다.

그는 "이번 시집은 사랑, 여성의 감성을 담은 연애시로 읽힐 것이다.

그러나 이 시집에 담긴 한편 한편의 시들은 내가 치열한 삶을 살던 시기에 쓰여진 그리고 그런 기억들을 담아내고 있는 시편들"이라고 말했다.

〈오래 전의 전화번호를 기억해내다〉에는 시 63편이 수록돼 있다.

시집 첫장을 여는 시 '먼 사랑에게'는 멀리 있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이 드러난 시이나 지리멸렬한 삶에 대한 아픔을 담고 있다.

'가슴에 나무 한그루 심다'에서는 진전되지 않는 삶의 답답함을 토로하면서도 나무라는 희망을 가슴 속에 심는 시이기도 하다.

배선옥 시인은 "내 시는 건조하지만 현실적이다.

현실적인 것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시인의 소명이라고 믿는다.

요즘 시인들 중 시를 소일거리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시는 예지력이 있고 사회의 아픔과 고통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본다"고 자신의 시 세계관을 설명했다.

배선옥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는 인간 내면에 주목했지만 이후 세번째 시집에서는 좀더 강한 어조로 소외된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사회성 있는 시들을 담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혁신기자 mrpen68@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