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국토부에'취소'건의 … 설문응답 토지주 72%"찬성"

인천시가 검단신도시 2지구 개발사업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재정난으로 '진퇴양난'에 놓인 현 상황에서 정리 수순을 밟으면서 15조원 규모의 검단신도시 사업은 반토막이 났다.

인천시는 검단신도시 2지구 사업 취소를 국토해양부에 건의하겠다고 16일 밝혔다.

검단신도시는 15조4000억원를 들여 1지구 11.2㎢와 2지구 6.94㎢ 등 총 18.1㎢를 개발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시가 포기를 선언한 지역은 전체사업 중 인구 5만3000명, 주택 2만1200호 규모로 오는 2016년 완공 예정이었던 2지구이다.

공동 사업시행자인 시와 인천도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업비를 공동 투입하고 사업이 끝난 후 수익과 손해를 반씩 나눠 갖는 형태로 이 사업을 진행해 왔다.

시는 지난 7월부터 검단 2지구 사업의 취소 수순을 밟아왔다.

사업비용을 우선 투입한 도시공사와 LH가 재정난으로 검단 1지구 사업조차 버거워하는 상황이라 2지구 사업 실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검단 2지구 토지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응답자의 72%가 사업 취소에 찬성한다는 결과를 얻어낸 뒤 내부 검토를 거쳐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검단신도시는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던 지난 2003년부터 구상된 사업이다.

지난 2007년 1지구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선정됐고, 지난 2010년에는 2지구가 예정지구로 확정됐다.

시와 도시공사, LH는 검단 2지구에 예산을 투입하진 않아 사업 포기로 큰 손해를 보진 않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검단 1지구와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남구 도화구역 등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폭탄'으로 남아있다.

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사업들의 적자는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와 도시공사는 내년 6월 검단 1지구 시범단지 내 주택용지 198만㎡를 분양한 뒤 결과를 보고 앞으로의 사업 가능성을 점칠 예정이다.

분양 성과에 따라 향후 사업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전망은 밝지 않다. 주택 값이 소폭 하락하거나 제자리 걸음을 걸으면서 주택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검단 1지구는 우리 공사의 사활이 걸린 사업이다"며 "대규모 개발사업들을 어떻게든 살려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진영기자 erhist@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