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대선 어젠다 집중점검 - 인천항을 세계 속으로

바닷길, 하늘길이 열린 인천. 인천하면 떠오르는 단어 중 가장 앞에 인천항이 자리하고, 이어 인천국제공항이 연상된다.

인천항. 부산항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항만이지만, 언제부턴지 인천항은 평택항, 광양항 등에까지 밀리는 인상이 짙다.

인천항에 대한 정부의 '홀대'는 인천신항 배후단지와 증심여부만 봐도 알 수 있다.

인천신항은 세계로 향하는 인천 바닷길에 대한 의지로 건설 중이다.

인천신항에 대한 세계 규모의 항만 시설이 필요한 이유, 즉 인천신항에 대한 세계화에 있다.

그러나 정부 속내는 그렇지 않다.

인천신항에 대한 건설을 허락해놓고도 세계로 뻗어나가는데에는 싫은 기색이다.

세계적 항만의 기본인 16m 증심 계획은 아예 염두에 없었다.

기존대로 14m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인천신항에 대한 정부의 속내다.

인천신항 '1-1단계 컨테이너터미널 사업추진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인천신항은 6선석으로 건설 중으로 8000TEU급 이상의 선박이 접안 가능한 부두로 조성된다.

그러나 항로의 계획 수심은 4000TEU급인 14m로 설계됐다.

인천시는 북중국 수심 16~18m(칭다오·톈진·다롄항)와 유럽·미주 직항로 선단 유치를 위해 증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인천 항만업계 또한 대형선박이 못다녀 결국 북중국 항만의 '간이역'(feeder port, 피더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시민의 분노로 겨우 정부로부터 호의적 입장을 받아 "16m로 증심하겠다"는 내락을 받았지만, 문제는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증심 공사 비용이다.

열악한 인천항만공사 수준으로 감당하기에는 턱없다.

정부의 인천신항에 대한 입장은 최근 논란이 된 배후단지 개발면적 축소를 보면 알 수 있다.

정부는 제2차 전국항만배후단지 종합계획에 송도10공구 인천신항 배후단지를 기존 계획보다 58% 줄이기로 했다.

지역 항만 업계는 물론 시민들까지 "해도 너무한다"며 반발했고, 정부가 한 발 물러서는 듯 하지만 아직 원상복구 됐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대체 인천항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은 무엇일까.

서해의 중심 수도권 관문항으로서 인천항을 만들 의향은 있는지 명확한 답이 필요하다.

아니면 부산항을 필두로 광양항과 평택항 등을 발전 시키기 위해 인천항을 애써 부정하려는 건 아닐까?

이번 대선에서는 인천항이 인천 미래를 견인하는 한 축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남흥우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인 모임 회장은 "인천신항에 대한 증심은 선행돼야 하고, 이에 맞춰 배후물류단지에 대해서도 신항 개장에 맞춰 조속히 문을 열어야 한다"며 "여기에 인천신항에 대한 뱃길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영기자 leejy96@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