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어도
   
▲ 세어도 어촌체험마을의 일환으로 건설된 둘레길과 조망테크. 하지만 잘못된 위치선정으로 조망데크를 받치고 있는 기둥은 조류로 인해 그 뿌리가 갯벌 위로 드러나 있다. /박영권기자 pyk@itiems.co.kr


육지와 거리가 1㎞도 떨어져 있지 않은 섬. 하지만 2007년에야 전기가 들어오고 상수도가 공급돼 있지 않아 가뭄이면 먹을 물부터 걱정해야 하는 섬이 있다.

작은 구멍가게는 커녕 식당과 민박집조차 없는 섬. 인천시 서구 원창동 353번지 세어도다.

바다 위 20평도 채 안될 듯한 뜬 부두에 회색빛 배 한척이 접안한다. 지번조차 제대로 없어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곳. 정서진 선착장에 세어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유일한 배편인 서구 행정선이 도착했다.

세어도를 가기 위해서는 정서진 선착장이나 만석부두에서 행정선을 이용해야 한다. 무료로 운행되기는 하지만 물 때에 따라 행정선의 운항시간과 항구가 달라 서구청에 문의를 하지 않으면 배편을 알 수 없다.


▲갈 길 먼 세어도 관광 산업

21t급 정서진호에 오르니 갑판장을 맡고 있는 김명신(54·여)씨가 파랑기자단 일행을 반긴다. 김씨와 그의 남편인 채수정(58)씨는 올해로 벌써 20년 가까이 세어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배편을 운행하고 있다. 하루에 한번 운행하는 이 배가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유일한 교통편이다.

몇 마디 채 나누지도 못했는 데 배는 이미 세어도에 접안을 준비한다. 김씨의 손놀림이 바빠지고 파랑기자단은 하선 준비를 한다. 10분이 채 안되는 시간만에 세어도에 도착했다.

만석부두를 오가는 데는 40여분이 넘게 소요되던 것에서 30분이 넘게 단축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서진 선착장이 아닌 만석부두를 이용한다. 서구 청라에서 김포로 가는 해안도로에 툭 튀어나와 있는 정서진 선착장은 연계 교통망이 없기 때문이다.

서구는 지난 2008년부터 세어도의 자연환경과 생활문화 등과 연계해 어촌체험마을을 추진했다.
 

   
▲ 지난 15일 파랑기자단과 만난 장혜숙(56·오른쪽)씨가 세어도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추진 첫 해 3300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찾던 체험프로그램은 이듬해 유람선사의 관광프로그램이 중단되자 결국 2010년 600명을 끝으로 유명무실해졌다. 어촌체험마을을 위해 지어진 종합안내소에는 먼지와 함께 방명록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어촌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만들어진 조망데크는 찾는 이 없이 방치돼 있다. 파랑기자단과 함께 찾은 조망데크는 붕괴 위험 때문인지 출입이 막힌 채 덩그러니 바다가 한 귀퉁이를 차지한 채 서 있다.

서구는 지난 해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조망데크를 수리했다고 밝혔지만 가까이서 본 조망데크는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위태로웠다. 조망데크를 받치고 있어야 할 기둥은 조류로 인해 그 뿌리가 갯벌 위로 드러난 채로 위태롭게 서 있었다.

조망데크 보수를 위해 사용한 5000만원이나 되는 예산이 어디에 쓰였는 지 모를만큼 관리상태는 부실했다. 섬 둘레를 도는 2.7㎞의 둘레길은 주변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중간중간 끊긴 채 여기저기 부서진 채 방치돼 있었다.

서구는 오는 10월부터 서구지역 초등학교 4개교와 중학교 4개교 학생들이 방과후학교 체험프로그램으로 세어도를 방문하도록 할 계획이다.

9월 서구에 따르면 세어도에 등록된 주민등록인구는 39명. 세대수 기준 26세대가 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주민들이 인천시내에 거주하고 있어 실제로 섬에서 상주하고 있는 주민은 10명이 채 안된다.

지난 2007년 전기는 공급이 됐지만 아직도 섬 주민들은 식수로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물을 많이 쓰면 염분이 함유된 물이 나오거나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섬은 식수난으로 비상이 걸린다. 올해 여름만 하더라도 계속된 가뭄으로 결국 행정기관이 육지로부터 수돗물을 가지고 와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서구는 오는 2014년까지 해수담수화 시설을 통해 상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마을 주민들은 의구심을 지우지 못한다. 10명도 채 살지 않는 마을에 비용만 수억원이 드는 해수담수화 시설을 서구가 만들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식수문제로 매년 고생하고 있는 섬 주민들에게 해수담수화 시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과 같다.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



파랑의 탐사기

세어도 주변 지역에서 이뤄진 아라뱃길, 영종대교, 인천공항 등의 공사는 갯벌의 조류방향을 바꿨다. 조류의 방향이 바뀌니 주로 잡히던 가무락, 바지락 등은 자취를 감췄다.

세어도 어민들의 걱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천조선에서 '인천지역 조선단지 조성공사'시행허가를 신청한 것. 신청된 사업위치는 세어도 건너편 인천광역시 수도권 매립지 거첨도 인근 전면 해상이다.

향후 인천지역 조선소의 폐쇄가 결정됨에 따라 경인지역의 선박들은 수리 및 검사를 위해 타 지역으로 멀리 이동해야만 하는 문제점이 생긴다. 사업자 측에서는 지역경제에 커다란 손실을 가져 온다는 이유로 수리조선단지를 추진하려 한다.

이에 대해 세어도 어민들은 강경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 수리조선단지까지 세워지면 어업에 종사하는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거냐"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형준(관양고·2)



서구청이 세어도의 갯벌과 둘레길을 이용해 자연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섬을 자연 체험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주요 자연생태 자원으로 갯벌과 둘레길, 개발되지 않은 야생 동·식물 생태계 등이 있다.

세어도는 지난 2007년에서야 전기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수도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도서지역의 공통된 문제인 식수부족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세어도는 다른 인천의 섬들과는 달리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대부분의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서구 관계자는 "세어도는 그 자체로 자연체험교육장소가 될 수 있어 올해부터 서구교육청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어도에서 방과 후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올해 3월부터는 인천녹색연합에서 학생들과 함께 세어도에서 갯벌과 나무, 주민들의 생활 등을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예진(숭덕여고·2)



서구가 세어도 식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수담수화 설비를 추진 중이다.

인천 서구에 속한 유일한 유인도인 세어도는 정서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6월, 세어도 주민들은 심각한 가뭄으로 인한 식수난 비상이 걸렸다.

저수지 물은 주민들의 생활에 쓸 뿐만 아니라 식수로도 사용되지만 염도가 높은 탓에 비가 오지 않으면 식수로 사용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결국 서구청은 올 여름 긴급 식수로 미추홀 생수를 공급했다.

서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수 담수화 시설을 추진 중 이다. 주민들은 오는 2014년이면 해수담수화시설이 완성돼 식수난에 해결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양성철(56) 어촌체험장 사무처장은 "2013년 착공이 들어가고 후년에 완공돼 식수난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소현(옥련여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