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경기' 전통·특색 담을 콘텐츠 개발해야
'세계 속 경기' 전통·특색 담을 콘텐츠 개발해야
  • 이동화
  • 승인 2012.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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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600년, 천년을 내다본다
경기인 이야기 상품화 제안
원효·정약용 등 인물자원 다양
문화상징화 작업 재편 요구
   
▲ 수원 화성 연무대

▲왜 문화상징인가


"경기문화상징은 경기의 기질, 기풍(ethos)을 형성하는 문화원형질이다. 그것은 자존심을 상징하며, 경기도민의 기풍이 숨겨져 있고, 경기도민의 유전자 구실을 한다."<윤여빈 실학박물관 학예팀장>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화상징은 무엇일까? '세계속의 경기도'인데,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뭘까?

어느 국가든지 민족의 고유한 전통문화 속에는 그 국민과 민족이 오랫동안 공유해 온 '상징'이 있으며, 그 상징의 심연에는 자연물을 비롯한 인간의 행동 규범 등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고 한다.

정부는 2006년 100대 민족문화상징을 선정했다.

한국의 문화상징으로 한복과 한글, 김치와 불고기, 불국사와 석굴암, 태권도와 고려인삼, 탈춤과 종묘제례악, 설악산과 세계적인 예술인 등을 뽑았다.

이 가운데 경기도는 수원화성과 정약용, 비무장지대(DMZ), 효, 백자 등이 그 상징으로 꼽혔다.

이들은 우리민족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공간적·시간적 동질감을 바탕으로 형성한 대표적인 문화이며, 이를 통해 우리민족의 유전자(DNA)를 찾고 부가가치 창출과 이미지 제고는 물론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려는 의도였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다. 우선, 문화상징은 문화원형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오랫동안 지역 정서와 주민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원형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이들 상징은 그 지역만의 특색을 지닌 문화상징으로 연구 정립되거나 전략적으로 선정 활용해 도민 자긍심을 높이는데 기여하지도, 문화산업화하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경기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밝히고 정체성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경기문화상징에 대한 전면적인 재해석이 요구되고 있다.
도내 각 지역에서 풍찬노숙(風餐露宿)을 하면서 지금까지 도민과 함께 해 온 '그 어떤 것'이 문화원형이고,
이를 잘 갈무리한 것이 문화상징이라고 한다면, 경기도를, 또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문화상징은 무엇일까?
2001년 9.11테러 때 미국시민이 분노한 것은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라는 미국의 문화상징체계가 무너졌기 때문은 아니였을까? 그래서 더 분노했을 것이다.

여기서 '문화상징은 지역의 자존심을 응축한 대상이다'라는 하나의 개념 정의를 찾아낼 수도 있다. 물론 도시의 랜드마크와는 또 다른 관점이다.

문화상징은 △대표 인물 △역사유적 △건물 △먹거리 △경관 △위락시설 △대표 이야기 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우리는 여기서 파생된 역사적인 문화상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럼 경기도와 도내 각 시군의 기풍과 자존을 대변할 대표 이야기는 무엇일까?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상징을 집에 비유하면 '터주'인데, 상징이 없다는 것은 집에 주인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더욱이 경기도는 팔도의 사람이 모여사는 곳이다. 그런만큼 대표 이야기, 문화상징은 자존의식을 높여주는 통합의 수단으로 가장 적절히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윤여빈 팀장은 "문화상징은 기초소자이며, 전쟁터에서 총알이고 칼과 같은 것이다.

또 모든 길은 경기도로 통했듯이 경기도만의 강인한 역사와 중심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문화상징작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 화성 용주사 대웅전


▲지역 문화상징 찾기

'상징은 원래 하나의 물체를 반으로 나누어 간직하고 있다가 나중에 그것들을 맞추어봄으로써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도구로서 사용하는 표식을 의미했다.

때문에 상징은 서로 낯설은 상태였던 두 존재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 또 상징은 그것들이 서로 결합될 때만 자신의 고유한 연결의 역할을 수행한다.'<심승구 한국체대 역사학 교수>

그럼 문화상징은 어떤 것인가?

"문화원형은 '민족정체성을 구성하고 있는 집단적 무의식의 내용물이 구체화된 보편적 표상이나 결과물로서의 민족문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함안희&박순철, 디지털 아카이브의 문제점과 방향-문화원형콘텐츠를 중심으로>

"문화원형에서 원형이란, 주물이나 조각물을 만들 때 기초가 되는 형(型, form)으로서의 '원형(元型, pattern)'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고유성과 정체성을 의미하는 '본디 모양'으로서의 '원형(原型, originality ; archetype)'을 의미한다. '틀'이 똑같은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과는 달리 '본디 모양'에서는 여러 모습이 나올 수 있다.

즉, 원형은 다양성의 근거이며, 다양한 양상속에서 그 공통분모를 추정하고 있는 근거라고 할 것이다."<김교빈, 문화원형의 개념과 활용>

경기도는 지난해 지자체에서 제안한 6개의 문화원형사업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과천(추사 김정희), 의정부(의순공주), 평택(지영희 선생), 하남(도미설화-아랑과 도미)에서 선정한 4곳은 인물과 관련된 문화원형이고, 성남(모란시장)과 용인(할미산성)에서 선정한 2곳은 공간적인 문화원형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들 지자체는 지역성에 근거한 상징적인 문화콘텐츠를 개발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였다.

심승구 한국체대 교양학부 교수는 "지역문화원형은 지역사회와 지역민의 공동체성과 자긍심을 회복시키는 구심점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문화원형사업은 지역의 문화브랜드로서 기능하기 위한 문화자원의 활용 및 문화콘텐츠 개발이 목적이다"고 했다.

도내 각 지역에는 인물과 관련된 설화가 많다. △시흥의 생금집(황금닭)이야기 △성남 수내동 은혜갚은 두꺼비이야기 △이천 서희장군 집안의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 △윤관 장군 용연(잉어)설화 △하남의 도미설화 등이다.

이외에도 남한산성과 북한산성, 정조, 다산, 원효, 최루백 이야기 등에는 경기인의 기백과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러한 경기인을 상징하고 있는 이야기 구조를 다시 살려야 한다고 것이다.

윤여빈 실학박물관 학예팀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경기인 이야기 속에는 경기인의 심성구조가 숨어있다"며 "이런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애니메이션이나 뮤지컬, 영화, 연극 등으로 문화상품화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문화원형의 범위는 참으로 넓다.

노래·춤·회화·조각·극·민담·전설에 이르기까지 그 지역의 특색을 담은 모든 콘텐츠는 지역문화원형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전통이라 해서, 옛것이라 해서 무조건 원형 그대로 보존만 해야 한다면 그것은 생명을 잃는다.

사람의 관심을 떠난 문화콘텐츠는 박제된 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시흥 향토문화유적 제7호 생금집


▲경기 기풍 이야기들

경기도는 문화상징이 될 수 있는 수 많은 인물자원을 갖고 있다.

새로운 경기인의 기풍을 찾아볼 수 있는 보석같은 문화상징들이 너무 많다.

경기도는 정신이 깨어난 곳이다. 화성·평택은 원효가 당나라 유학길에 해골에 괸 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라는 큰 깨달음을 얻어 정신을 개벽한 곳이다.

경기도는 국난극복의 현장이었다.

남한산성과 북한산성, 근기사진(近畿四陣, 서울을 지키는 요충지 4곳), 매초성 전투(신라가 20만 당나라 대군을 격파하고 삼국통일을 완성한 싸움) 등은 강인한 경기인의 기질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또 경관정신이 깃든 곳이다. 특히 도내 사찰들은 많은 시인묵객들이 발길을 멈추고 머물었다.

화성 용주사는 조지훈의 시 승무의 탄생 배경지이다.

그는 "용주사 승무제에서 어느 이름 모를 승려의 승무를 보고는 밤 늦도록 용주사 뒷마당 감나무 아래에서 넋없이 서 있었다.

당시 승무의 불가사의한 선율을 다음 해 여름에 비로소 시로 지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의왕 청계사는 고려말부터 조선 초까지 이색(李穡), 변계량(卞季良) 등 당대 문인들이 즐겨 찾으며 절을 주제로 시를 지었다.

여주 신륵사는 고려의 선승 나옹선사가 입적한 곳이다.

그의 당호를 딴 누각 강월헌에서 내려다본 남한강의 풍경은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을 시인으로 만든다.

경기도에는 최루백과 정조를 비롯해 효자가 많다.

효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

또 곳곳이 전쟁유적지다. 그러기에 충의 정신이 배어있다.

국가에 대한 충이기도 하지만, 주자가 말한 '진기지위충'(盡己之渭忠, 자기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다)이 경기도의 충이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의 문화상징은 시대에 맞게 재해석함으로써 영원히 다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다산 정약용을 시대에 맞게 문화상징한다면, 그의 목민관 정신과 청렴성일 수 있겠다.

그럼으로써 공직자들이 그곳에서 그의 정신을 다시 헤아리도록 한다는 것이다.
 

   
▲ 광주 남한산성 행궁


심승구 교수는 '문화상징은 이미 상징이 되어 있는 것, 상징을 재상징화 시켜야 할 것, 앞으로 상징화시켜야 할 것으로 구분하고, 과거의 상징에서 현재의 가치로 그리고 미래의 희망으로 상징화 작업이 요구된다'고 했다.
결국 문화상징은 우리가 만들어간다는 뜻인데, 그럼 경기도 600년의 문화상징은 무엇일까?

경기도는 정권을 담당하고 국가를 운영하는 나라의 주체였다.

그러기에 백성들이 살기에 좋았다. 그럼에도 문화상징은 없다. 하지만 살기좋은 곳(명당론이나 경관론)에 살고 있다는 자존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는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문화상징을 잃어버렸다.

그런만큼 문화상징은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문화상징 체계를 전면 재편해야 할 것이다.

/글 이동화·사진 김철빈기자 itimes21@i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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