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산악회 문화가 확산된 지는 오래다. 새벽에 출발해 같은 공간에서 하루를 시작해 12시간 이상을 함께하는 절묘한 인연을 생각해 본다. 같이 식사도 하고 건강을 위해 산행도 하면서 서로 힘이 되어 주고, 웃고, 마시고, 즐기는 시간이 산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쁨이다. 언젠가 산행하면서 눈에 보이는 대로 음식의 가지수를 적어본 적이 있었다. 무려 40여가지가 넘는 먹을 거리 중 내가 먹어 본 것만도 28가지였다.

예로부터 먹는데서 인심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콩한쪽도 나누어 먹는 나눔문화인 것이 분명하다. 현대사회는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가족도 핵가족화 되면서 부모자녀간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가 콩한쪽도 나누던 따듯한 마음이 그리운 것이다. 그 정이 너무 고파 산악회를 통해 먹는 걸로 해결하려 하는 나눔의 모습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던 순간 산악회라는 모임은 공식적으로 정을 나누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서로 먹을 거리들을 준비해 와서 나누어 먹고, 권하는 술문화는 어김없이 발동을 하고 너도 먹고 나도 먹고 하루종일 먹어도 묵인되고 죄의식도 없이 먹는문화 나눔문화가 성립되는 것이다.
산악회를 통한 나눔문화를 이제는 일상생활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이웃과 함께 나누며 살아간다면 우리의 영혼은 따듯함으로 가득차 오르고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이다.

/김지혜 남동산단 환경오염방지협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