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인천의 미래를 보다/ 4 자월도
   
▲ 해변을 걷다보면 물골을 따라 모래가 유실된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사·개발로 자연 훼손 심각

해안도로 조성 조류 변화
인천 - 태안 사이 해사 채취
모래 유실원인 추측

복구된 백사장 해수욕 부적절
입자 고르지 못하고 알갱이 커 


지난 21일 파랑기자들과 함께 찾은 자월도는 그 시작부터 쉽사리 우리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해무로 인해 인천지역 도서로 향하는 여객선 운항이 잇따라 지연됐기 때문이다.

터미널 안에는 여객선을 기다리는 관광객들과 군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인천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있어 여름철이면 휴가를 맞아 섬을 찾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 해변의 모래 유실을 측정하기 위한 말뚝이 해변가에서 홀로 모래 유실 정도를 알려주고 있다.


▲달맞이축제 장소 외지인을 맞는 선착장 되다

자월도에 이르면 가장 먼저 맞닿는 곳이 달바위선착장이다.

트럭과 승용차 그리고 짐보따리를 든 할머니, 할아버지들, 낚시가방을 들쳐 멘 낚시꾼들과 가족과 연인, 친구들끼리 휴가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 여행객들이 뒤섞여 잠시 어수선하다.

그들을 내려놓고 배가 떠나고 나면 섬은 다시 고요에 젖어든다.

달바위 선착장은 둥근 달처럼 생겼다하여 달바위라 불리던 바위가 있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 70년대 중반 여객선 선착장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매표소와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바위 한 쪽을 깍아내 달바위는 그 이름이 무색하게 높게 솟은 갯바위 형태로 남았다.

선착장으로 개발되기 전에 달바위는 자월도 주민들이 달맞이 축제를 하며 사람들이 모이던 곳이었다.

하지만 개발로 인해 이제는 섬으로 도착하는 사람들과 떠나는 사람들이 모이는 역할로 그 활용이 변용된 셈이다.

김길수(65·자월3리) 이장도 "어렸을 적 동네 아이들이 다이빙을 하며 놀던 곳이 공사로 인해 사라졌다"며 "달바위 뿐만 아니라 자월도에는 공사와 개발로 인해 자연이 훼손된 곳이 많아 안타까울 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 파랑 기자단이 김길수(왼쪽) 자월3리 이장에게 자월도의 지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모래와의 전쟁

자월도는 마음먹고 둘러보면 반나절이면 섬을 일주할 수 있다.

외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장골해수욕장이다.

달바위 선착장에서 좌측으로 펼쳐진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고운 모래가 깔린 장골 해수욕장과 큰말 해수욕장이 나온다.

하지만 이곳 해변의 모래도 조류 변화와 해사 채취로 인해 모래가 유실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실제로 해수욕장 주변에는 바다와 맞닿아있는 해안도로가 조성돼 있어 해안도로조성으로 인해 바닷물의 흐름이 바뀌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또 인천과 태안 사이에서 모래채취가 이뤄지는 것도 섬 지역 모래 유실의 원인으로 추측된다.

장골 해변을 걷다보면 물골을 따라 모래가 쓸려간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물골이 지난 자리에는 모래사장이 칼로 할퀸 것처럼 모래가 깎여있어 모래유실의 심각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김성순 자월도 어촌계장은 "백사장을 유지하기 위해 옹진군에서는 2년에 한번씩 유실된 모래를 복구하기 위한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며 "섬 밖에서 모래를 실어와 다시 해변에 뿌리는 작업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래유실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이 작업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모래가 유실된 백사장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 모래를 뿌리고 있지만 문제는 모래의 질이다.

유실된 모래들은 입자가 곱지만 유실된 모래를 복구하기 위해 뿌려지는 모래는 입자가 고르지 못하고 알갱이가 커 해수욕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보였다.

문제는 모래유실에 대한 원인은 아직까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모래유실 원인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자월도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모래유실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없다"며 "그러다보니 방파제나 해안도로, 해사채취로 인해 모래가 유실되고 있다는 추측만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글·사진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