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서 월드투어 한국공연 성황
   
▲ '하이웨이 유니콘'노래에 맞춰 레이디 가가와 백댄서들이 말 두마리와 함께 등장하고 있다.


세계적 팝 스타 레이디 가가가 27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본 디스 웨이 볼(Born This Way Ball)'의 첫 포문을 열었다.

공연장은 무대가 열리기 수 시간 전부터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4차원 패션'으로 이름을 날리는 그녀의 팬답게, 팬들의 복장도 가지각색이었다.

공연은 그녀의 명성답게 변화무쌍했다.

잠실 주경기장 높이와 거의 맞먹는 중세의 성(城)을 형상화 한 무대는 어느 신화의 한 장면 같았다.

오후 8시20분쯤 가가는 실제 말 두 마리를 앞세우고 오프닝곡 '하이웨이 유니콘'을 부르며 등장했다.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거대한 무대는 좌우로 움직이며 관객을 압도했다.

레이디 가가는 5만여 명의 군중을 하나로 모으며 관객들 위에 완벽하게 '군림'했다.

레이디 가가는 이날 공연에서도 독특한 패션감각을 어김없이 드러냈다.

히트곡 '저스트 댄스'를 부를 때 가가는 피아노 건반이 달린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또 최근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등장했던 '붉은색 고깃빛 드레스'도 등장했다.

'아메리카노'와 히트곡 '포커 페이스'를 부르면서 무대를 온통 생 고깃덩이로 꾸며 '정육점'을 방불케 했다. 열 벌이 넘는 의상을 선보이며 레이디 가가는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공연에서는 레이디 가가의 종교적 메시지와 탈 젠더적 성향도 드러났다.

소파 위에서 남녀 댄서들과 한데 엉켜 혼연일체를 이루기도 하고 '일렉트릭 채플'을 부를 때는 무대 여기저기를 붉은 십자가로 장식했다.

십자가들의 각 중앙에는 "옆의 친구를 꽉 안아주라"는 그녀의 말처럼 붉은 하트가 새겨져 있었다.

그녀의 공연을 앞두고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반대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거나 기도회를 열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레이디 가가는 무대에서 외쳤다.

"저는 한국어를 할 줄 모르지만 여러분이 즐거워하는 것은 알겠군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