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검은돌풍'여전

검은 돌풍의 바람은 여전히 이어졌다.

국제육상경기연맹 공인대회인 제12회 인천국제하프마라톤대회는 케냐 선수들의 몫이었다.
이번 대회 5개국 엘리트 선수 10명이 국제부문에 출전해 송도벌을 누볐다.

국내 엘리트 선수는 총 126명(남자 90명)이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대회결과 케냐의 검은 선수들이 1위부터 4위까지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손명준이 5위에 골인, 그나마 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국제 엘리트 부문 금메달은 폴 켑케모리 킵코리르(1시간4분29초)에 돌아갔다. 또 2위는 키무타이 폴 코츠(1시간4분34초), 3위는 킵케메이 무타이(1시간4분41초)가 차지했다. 케냐는 4위까지 석권하며 이번 대회를 통해 마라톤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 선수로는 손명준이 1시간4분48초로 5위를 기록했다. 손명준은 국제부문 선수와 겨뤄 불과 18초 뒤진 기록으로 5위에 머무르며 차세대 마라톤 기대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국제부문 1위는 1만 5천 달러, 2위 8천 달러, 3위 6천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국내부문 1위인 손명준은 500만 원의 상금을 챙겼다. 여자부의 경우 국제부문이 불참한 가운데 국내부문 여자부 유정미가 1시간28분44초로 1위를 차지하며 5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인천마라톤 관계자는 "기대를 모았던 한국신기록 경신은 실패했지만 한국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인성기자 isb@itimes.co.kr


<반환점서 극적인 역전 '대회 첫 우승' 기쁨 - 남자 하프 1위 박경호>

"바람 때문에 다소 아쉬운 기록이지만 첫 1위라는 것에 만족합니다."

제12회 인천국제마라톤대회 하프 코스 남자 우승자 박경호(44·사진)씨의 얼굴은 뿌듯함으로 가득하다. 그의 기록은 1시간17분48초. 최고 기록보단 2초 가량 뒤처진 기록이다. 박씨는 이번 대회 코스에선 반환점을 도는 순간 역전을 해내며 극적인 우승을 거머줬다.

"전체적으로 코스가 훤히 뚫려있어 뛰는데는 최고였어요. 처음엔 힘들었는데 종반부부터 힘을 냈죠."
동두천시청 마라톤팀 소속인 박씨는 하루에 1~2시간 꾸준한 연습을 통해 실력을 키웠다.

/강신일기자 ksi@itimes.co.kr


<명실상부 우승후보 … 지난해 놓친 1위 탈환 - 여자 하프 1위 유정미>

인천국제마라톤대회 하프 코스 여성부 우승은 유정미 (41·사진)씨에게 돌아갔다.

유씨는 1시간28분44초를 기록하며 건각을 입증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마라톤이 어느 새 전국에서 내노라 하는 강자로 거듭났다. 10회 인천국제마라톤대회 마스터즈 하프 코스 여성부 1위, 11회 인천국제마라톤대회 마스터즈 하프 코스 여성부 2위 등 인천국제마라톤대회에서 명실상부한 우승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유씨는 이번 우승을 '인천국제마라톤 마스터즈 하프 코스 여성부 우승 재탈환'이라며 큰 의의를 뒀다.

/이재필기자 ljp81@itimes.co.kr


<400m 남긴 '막판 군인정신' 승리 발판 - 10km 남자 1위 이재응>

"군인 정신으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1등을 차지했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가족들이 기뻐할 거 같아 뿌듯합니다."

인천국제마라톤대회 10㎞ 남자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재응(40·사진)씨의 소감이다. 해군 소령인 이씨는 올해 경남서 인천으로 근무지를 옮겨 남동구 해군 관사로 이사를 왔다.

이씨는 "골인 지점 400m를 앞두고 3위 그룹에 있었다"며 "막판에 군인 정신이 발휘됐고 전력을 다해 1등으로 달리던 선수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업무로 달릴 시간이 없었다"며 "완주가 목표였는데 1등을 차지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박범준기자 parkbj2@itimes.co.kr


<경력 7년째 … 아이들과 놀던 체력 빛발해 - 10km 여자 1위 오혜원>

"경력 7년째, 평소 기록에는 좀 못 미치지만 그래도 우승해 기쁩니다."
인천국제마라톤 10km 여자부 우승자 오혜원(42·사진)씨의 소감이다. 그는 44분 14초 50만에 결승점을 통과했다. 얼굴에 맺힌 땀방울이 그가 달려온 길을 알려준다. 경기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힘든 기색은 없었다.

"쌀쌀해 힘들었지만 달리다보니 오히려 몸을 식히는 데 도움이 됐다."

인천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지 어느 덧 세번째. 드디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매주 토요일 아이들과 역사체험여행을 다니며 기른 체력이 빛을 발한 것 같다"며 그녀는 해맑게 웃었다.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