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대전 시기 소년'알버트'·말'조이'우정 담아
명장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 압도적 스케일·영상미 눈길
   
 


개봉작 <워 호스>는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으로 전 세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감성의 영화를 선보인 명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을 맡은 영화다.

이 영화는 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소년 알버트와 그의 애마 '조이'가 전쟁으로 인해 헤어졌다가 다시 재회하기까지의 대장정을 그린다. 특히 <워 호스>는 지금까지 나왔던 전쟁 영화들과는 달리 말 '조이'의 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이 눈길을 끈다. 감독은 특수효과는 최소한으로 사용해 사실성을 높였고, 배우들은 물론 동물의 연기까지 최대한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벅찬 감동을 이끌어낸다.

사랑하는 친구이자 주인 알버트에게 돌아가려고 고군분투하는 '조이'의 여정이 여러 개의 에피소드와 엮어지며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워 호스>는 힘든 시대에 '희망'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한 힘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빌리 엘리어트>를 썼던 영국 시나리오 작가 리 홀과 <러브 액츄얼리>, <노팅 힐>의 작가 리차드 커티스가 각색을 맡았다. 촬영은 스필버그와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키는데 공헌한 야누즈 카민스키 감독이 맡아 압도적인 스케일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냈다.

'조이'의 여정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 <워 호스>에서 '말'의 역할은 굉장히 크다. 15년간이나 직접 '말'을 키워 온 스필버그 감독은 '말'의 본질적이고 순수한 감정을 잘 살려 최대한 사실적인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그는 영화 <씨비스킷>에 참여했던 바비 로브그린을 전문 트레이너로 영입하고 촬영을 위해 100마리의 '말'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마구간을 지었다.

여기에 '말' 미용사와 메이크업 팀까지 꾸리는 등 완벽한 '말'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스필버그는 무엇보다 안전한 상황 속에서 동물과 배우의 연기를 현실적으로 뽑아 리얼리티의 극대화를 꾀했다.

모든 장면을 살아있는 '말'들과 함께 촬영했지만 오직 한 장면, '조이'가 철조망에 얽힌 후 일어나는 노 맨즈 랜드 장면은 '말'이 다칠 것을 우려해 애니마트로닉스 말을 사용했다. 실제 크기의 모형 '조이'를 제작해 4~5명의 스태프가 모형 말 밑에 들어가 말을 조정해 촬영했다. 하지만 클로즈업 장면은 '조이'의 깊은 내면의 감정을 표현해내기 위해 실제 '말'을 데려와 촬영했다.

영화 <워 호스>에서 말과 배우들의 연기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된 것은 바로 로케이션이다.

알버트와 '조이'가 처음 만나게 되는 로맨틱한 데번의 농지를 시작해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또 다른 희망을 전하는 전쟁터, 그리고 '조이'의 험난한 여정을 더욱 극에 달하게 만드는 노 맨즈 랜드 등 영화에는 '조이'의 여정을 따라 다양한 장소가 등장한다.

제작진은 최대한 사실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고자 영국 전 지역으로 헌팅을 다녔으며, 오랜 노력 끝에 영화에 어울리는 최적의 장소들을 찾아냈다. 특히, 노 맨즈 랜드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공군 비행 테스트를 위해 만들었다가 현재는 그냥 방치되어 있는 서리의 와이즐리 에어필드에 재현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릭 카터와 미술 팀은 어수선한 노 맨즈 랜드의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해 땅을 갈아 엎은 뒤 같은 흙을 사용해 손수 전쟁터를 만들어갔고, 결국에는 참호 전문가도 감명 받을 정도로 1917년 당시를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스필버그는 <워 호스>의 주인공 알버트 역에 영국 출신의 '제레미 어바인'을 선택했다. 몇 달의 오디션을 거쳐 찾아낸 숨은 보석 '제레미 어바인'은 신인 답지 않은 열연으로 완벽하게 알버트 역할을 소화했다.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