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기간 분당소방서에서는 CPR(심폐소생술) 상설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개별적으로 자기시간을 쪼개어 교육을 받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그런데 작년 12월 어느날 70대 노인께서 교육을 받고 싶다며 전화를 하셨고 CPR 상설반에 대해 안내를 해 드렸다.

그 노인은 1월중 CPR 교육에 참석했는데 교육목적과 필요성은 당연한 것 같았다. 할머님께서 부정맥으로 두번 쓰러지신 후 현재 뇌사상태로 병상에 계시는데 언제 또 심정지가 일어날지 몰라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시간 동안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하셨다.

교육에 임하는 자세에 따라 교육결과는 극명한 차이가 난다. 시간을 떼우기 위해 교육장에 앉아 있는 것은 강사와 피교육생 둘 다 힘든 일이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CPR 교육을 받고, 또 그런 상황에서 CPR을 실시한다면 분명 귀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CPR 교육을 받은 초등학생에 의해 아버지가 살아났다는 소식과 제주 유나이티드FC 신영록 선수가 신속한 CPR로 생명을 건진 사례들을 보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CPR 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에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내가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사람, 절대 잊혀지지 않을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한다면 우선 CPR 교육의 목적을 가지고 진지한 자세로 교육을 반드시 이수하길 바란다.

/김수한(분당소방서 현장지휘과 소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