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은 너무 많다
인천 배경'한국판 정통 느와르'
선·악 불분명'뒷골목 세상'구현
   
 


개봉작 <악인은 너무 많다>는 한국판 정통 느와르를 표방한 영화다.

이 영화는 금괴를 둘러싼 음모와 암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이 정통 필름 느와르 장르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해주며 올 겨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틈새에서 영화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달콤한 인생>, <사생결단> 등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느와르 장르에서 인기를 얻었던 한국영화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계속적인 특징이 있다.

미쟝센과 캐릭터는 화려해졌지만 정통 필름 느와르 공식과 벗어난 변형을 꾀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 느와르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시도되는 느와르 장르의 영화들은 대부분 변주를 꾀해 온 만큼 정통성 있는 느와르 영화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영화 <악인은 너무 많다>는 지금까지의 한국 느와르 영화들과는 대척점에 있는 작품이라 할만하다.

정통 필름 느와르의 형식을 토대로 마치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을 한국적 배경 안에서 보는 듯한 정통성이 이 영화의 키포인트다.

사설탐정과 팜므파탈, 음모와 배신 등 꼬리를 무는 우로보로스의 저주처럼 차갑고 매섭게 다가온다.

건달 출신으로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는 강필은 딸의 양육권 문제로 변호사 비용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 때 이문희라는 여인이 거액의 수표를 들고 찾아와 박용대라는 남자를 미행해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그 시기 박용대는 실종되고 이문희 또한 자취를 감추면서 강필은 곤경에 처하게 된다.

결국 스스로 사건을 풀어나가던 강필은 자신이 과거 일본군의 금괴와 연관된 큰 범죄의 중심에 들어와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영화 <악인은 너무 많다>는 1940년대부터 시작된 미국 느와르 영화의 정통성을 특별히 인천이라는 공간 위에 얹혀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선도 악도 불분명한 어두운 뒷골목 세상을 한국적 바탕 위에 어떻게 구현시켰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