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근원국 … 반도국가 한국과 닮은꼴'아고라'광장 형성지 아크로폴리스 장관 


<2부> 신화의 나라 그리스
1.근대 문명과 민주주의 발상지, 아테네
 

   
▲ 그리스 신화에서 신중의 신이라 불리는 제우스 신전은 당초 기둥만 100개가 넘었지만 현재는 10여개 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스에 침입한 로마제국과 오스만투르크제국시대에 신전의 기둥을 뽑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제우스 신전의 기둥사이로 저 멀리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테네(그리스)=남창섭기자 csnam@itimes.co.kr


제우스와 아폴론, 아테네 여신으로 시작해 근대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아고라, 올림피아로 대표되는 올림픽이 처음으로 열린 나라 그리스. 하지만 고대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후 최근까지의 그리스를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스는 한국과 닮은 점이 참 많은 나라다. 한국과 같은 반도국가이며 위도상 위치도 비슷하다. 1천년 넘게 외세의 지배를 받았고, 한국전쟁에 1만명이 넘는 군인을 참전시켰으며 70년대에는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경제위기로 인해 EU(유럽연합)와 IMF(국제통화기금)로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로 한국과 너무나도 많이 닮았다. 누구보다 가족을 중요시하고 손님접대가 극진한 곳이 바로 그리스다. 그런 그리스 중심에는 아테네시가 있다. 도시 중심에 위치한 아크로폴리스를 중심으로 넓게 형성된 이곳은 최근 최근 경제상황 악화로 인해 도시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 포세이돈을 형상화한 거대석상

아테네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바로 아크로폴리스다.

민주주의의 꽃인 아고라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고 파르테논 신전과 아테네 신전, 디오시소스 원형극장도 함께 있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을 올라가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고대 그리스 아테네 시절 재판정으로 사용했던 바위산 앞이다.

이곳은 바로 예수의 제자인 사도바울이 시내 저작거리에서 예수의 말씀을 전도하자 이곳의 재판정에서 그를 불러 소개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 자리에서 사도바울은 고린도서에 나오는 대로 재판관에서 예수의 말씀을 전했다고 한다. 많은 신을 모시던 이곳에 처음으로 기독교를 전파한 인물이기도 한 그는 현재 그리스정교회가 국민대부분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토대를 닦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입장료는 아테네 시내 곳곳에 산재한 유적들 여섯곳을 함께 볼수 있도록 패키지로 묶었고, 비용은 두 배로 올려 받았다.

산 정상에 올라서면 거대한 파르테논 신전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파르테논 신전은 바로 아네테 여신의 주 신전이다. 주변으로는 전세계 관광객이 다 모인 듯 넘쳐난다.

거대한 기중기를 이용해 한창 수리작업을 하고 있었다. 현지 가이드 말로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된 보수공사는 아마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스인들의 일처리 방식은 여유롭기로 유명하다. 내일 할 일을 오늘 하지 않는다는 낙천적인 성격으로 하루 일하고 하루 쉬고, 오전 일하고 오후 쉬는 이들의 방식으로는 보수작업은 끝이 없어 보인다.
 

   
▲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이 소장한 황금 마스크


거대한 기둥이 그대로 남아있는 파르테논신전 옆에 여섯명의 여사제들이 무거운 기둥을 떠 받들고 있는 아렉티온 신전이 위치해 있다.

아렉티온 신전은 포세이돈이 그의 삼지창을 던져 꽂힌 곳이며, 지혜의 신 아테네가 올리브나무를 심은 곳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기원전 페르시아와 아테네간 전쟁이 발생했을 당시 제우스신이 여사제들에게 누가 전쟁에서 이길 것인가를 물었고 페르시아의 승리를 잘못 점친 여사제들을 벌하기 위해 거대한 기둥을 머리위에 들고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아크로폴리스 한쪽 기슭에는 디오니소스 원형극장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 이곳에서 아테네 시민들이 모여 제의를 모셨던 곳이라고 한다. 제물과 술, 여자를 통해 신과의 교감을 원했던 시민들의 갈망이 모여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아테네 시내 모습은 아름다웠다. 구름이 흐르는 하늘과 빨간 지붕들이 늘어선 시내. 곳곳에 고대유적들이 산재해 있는 도시. 고층 건물 대신 8층 이내 건물들로 가득한 도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스의 자랑 고고학 박물관을 둘러봤다. 생각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다.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을 경우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동상과 유물들. 도자기, 벽화 등 수 천년이 넘은 유적들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연신 셔터를 누르지만 모두 담기에는 역부적이다. 겨우 한 개층을 둘러보았을 뿐인데 1시간을 훌쩍 넘겼다.

고고학박물관에는 이곳을 중심으로 발전했던 에게, 크레타, 미케네 도시문명의 흔적들이 전시돼 있다.

말을 타는 소년, 아르테미스 섬 앞바다에 발견된 헬레니즘 시대의 청동조각상, 안티키테라 해저에서 발견된 고대 그리스의 청동 조각상, 승리의 머리띠를 맨 청년, 제우스 혹은 포세이돈 상들이 그것이다.

이 같은 조각상들은 그리스인들이 신의 모습을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 도시국가로 발전한 아테네 중심에는 시장이 형성되었다. 이곳이 바로 사람들이 모여 상호 토론을 벌이던 아고라 광장이다. 2천600년 전의 위대한 제도인 민주주의가 시작된 곳으로 지금은 무너진 유적들만 당시 상황을 어렴풋이 알려줄 뿐이다.


문명이 발전하고 지중해를 중심으로 무역이 번성하면서 소수의 상인들에게 부가 쌓이기 시작했다. 사실상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실크로드가 생겨난 셈이다.

올리브와 도자기, 해운업이 발전하면서 부를 쌓은 상인들이 기존 권력층과 마찰을 빚었고, 이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가 처음으로 시작됐다. 2천600년전에 만들어낸 위대한 제도인 셈이다.

고대 유명한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이들에 대해 모든 이들의 공동체,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그들은 위대했다고 평했다.

도시 시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상호 토론을 하던 장소가 바로 아고라다.

작은 기둥들과 무너진 벽들, 일부 남아있는 석상들, 거리의 돌바닥 등이 당시 상황을 조금 알려줄 뿐이다. 민주주의의 꽃이며 시초라고 말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지금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도자기에 이름을 적어 도시에 해를 끼치는 정치인을 추방하는 투표제도가 있었으며 민주주의를 위협할 정도로 유능한 정치인도 10년간 도시 밖으로 추방할수 있었다. 배심원 제도도 도입돼 원고와 피고가 스스로를 변론하고 배심원이 찬반투표로 결정하게 했다.

배심원수가 작게는 600명에서 많게는 6천명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그 누구라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자를 살해하는 것은 무죄라는 규정도 이었다고 한다.

아고라 유적 오른쪽 작은 언덕에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 작은 신전이 바로 대장장이 신을 모신 헤파이스토스 신전이다. 비교적 기둥과 지붕이 그대로 남아 있는등 보존상태가 좋다. 그리스 신화에 기술, 대장장이, 장인, 공예, 조각가, 금속, 야금, 불의 신으로 나온다. 헤라여신의 아들로 그 아내는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다.

다시 도심으로 나섰다. 먼저 근대올림픽 경기장에 들렀다. 그리스 최초의 올림픽이 열렸던 곳이다.
처음 올림픽을 열고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다. 여기에 시민들이 집을 짓기 위해 경기장 돌들을 가지고 가는 바람에 폐허처럼 변했던 곳을 여러차례의 보수공사를 거쳐 지금의 경기장의 모습을 되찾았다. 2만~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이 경기장을 메인경기장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보조경기장이나 양궁, 마라톤 출발지로 주로 이용했다. 주경기장은 주변에 현대식으로 새로 지었다.
입장료를 받는다고 하는데 별다른 것이 없어 밖에서 사진만 찍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다음 간 곳은 바로 제우스 신전. 우리가 생각하기에 신중에 신이라 여겨지지만 현지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어 보인다. 아테네 신전과 아프로디테 신전, 아폴론 신전 등이 제대로 대접을 받고 제우스와 특히 포세이돈은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특히 포세이돈은 포악한 성격 등으로 인해 인간에게는 경배의 대상이 되지 못했고, 결국 수니온 바닷가에 유일하게 한군데신전이 있는 정도다.

제우스 신전의 기둥은 100개가 넘었지만 현재는 10여개 밖에 남지 않았다. 외세의 역사인 그리스에 침입한 로마제국과 오스만투르크제국시대 신전의 기둥을 뽑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터키 이스탄불 소피아 성당 지하 물 저장창고의 기둥으로 제우스 신전의 기둥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로서는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무명용사의 묘는 국회의사당과 같이 붙어있다. 매시간 호위병의 열병식이 진행된다.
이 곳은 최근 경제위기로 공무원 인원삭감과 각종 복지혜택 축소를 추진하는 정부에 맞서 노동자들의 항의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가 찾아간 날은 다행히 전날 택시기사들의 파업집회가 끝나다고 한다. 여름휴가를 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민들이 가장 붐비는 시장으로 향했다. 주말에는 특히 일요일에는 가게 문을 거의 열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그리스 국민들은 모두 휴가를 떠났지만 관광객들이 수도 아테네를 지키고 있다. 이들을 위해 일요일임에도 많은 가게들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시장 옆에 예전 도서관 유적이 있다. 그리스 시대 당시에는 도서관은 바로 책을 모아놓는 공간인 동시에 싱크탱크 기능이 주였다. 많은 석학들과 철학자들이 모여 학문을 연구하고 토론하고 책들을 정리해 놓는 곳이다. 일부 외벽과 기둥만 몇 개 남았이고 내부에는 중앙에 있었을 분수대 모양새와 남아있다.

터키=인천일보-인하대 실크로드탐사취재팀
/남창섭기자 csnam@itimes.co.kr
/허우범 인하대 홍보팀장 appolo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