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2


지난 9월15일, 초유의 순환 단전사태가 발생했다. 한 여름의 피크가 지나고 초가을에 접어들었으나 극심한 폭염으로 전기사용량이 예측이 안된 상태에서 갑작스런 전기사용량 증가와 발전소 정비로 인한 공급능력 감소는 전국적으로 큰 피해를 가져왔다. 이 사태를 계기로 전기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소중한 재화인지 모두들 언론매체를 통해 알게 됐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정전사태를 겪고 난 다음날 전기사용량이 오히려 더 늘었다는 보도를 듣고 이런 바람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일부 매장에서는 문을 열어두고 에어컨을 켜고 있는 곳이 많았다고 한다. 병원이 정전되고 산업현장이 멈춰서는 급박한 사태를 겪었으면서도 우리는 하루도 안돼 너무도 쉽게 전날의 위기를 망각해 버린 것은 아닐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세계에서 가장 싼 편에 속한다. 국민들의 부담을 고려해 정책적으로 요금인상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싼 요금으로 인한 재원부족은 전력공급설비 확충에 장애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환경단체, 지역주민들의 대안 없는 발전소 건설 반대는 우리나라가 선진경제로 가는데 가장 필요한 전력시설을 적기에 건설하는데 저해요인이 된다.

전력회사의 직원으로서 소중한 전기를 아껴 쓰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또 제2, 3의 전력대란이 찾아올 수 있다. 전기는 스위치만 켜면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전기를 생산하는데는 외국에서 값비싼 연료를 대규모로 수입해야 한다. 우리 모두 전기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김미현 한국중부발전 인천화력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