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 물씬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 번째 사랑 이야기 <코쿠리코 언덕에서>(제작 스튜디오 지브리, 기획 각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미야자키 고로)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아카데미영화제 최우수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제작을 기획과 각본을 맡아 제작을 총 지휘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등의 작품으로 전 세대에 걸친 사랑을 받아온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번에는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겨나는 사랑 이야기를 들고 나타난 것이다.

항구가 보이는 언덕에서 코쿠리코 하숙집을 운영하는 열여섯 소녀 '우미'는 바다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매일 아침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깃발을 올린다.

그 깃발을 매일 바다 위에서 바라보는 열일곱 소년 '슌'. 한편, 낡은 것을 모두 부수고 새로운 것으로 바꾸자는 사회적인 움직임과 함께, '우미'의 고등학교에서도 오래된 동아리 건물의 철거를 두고 갈등이 일어난다.

'우미'와 '슌'은 낡았지만 역사와 추억이 깃든 건물을 지키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보존운동을 시작하고, 두 사람은 이를 계기로 서로에게 서서히 끌리기 시작한다는 줄거리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순정만화의 영화화를 두고 끊임없이 고민해왔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오랜 염원을 담아낸 작품이기도 하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관객들이 자신에게도 그런 청춘이 있었지. 혹은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는데, 이번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기획 및 각본과 포스터 이미지를 비롯해 일부 배경 스케치를 직접 그리는 등 전체적인 미술 설정까지 심혈을 기울이며 제작을 총 지휘했다.

3개월여 간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한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동안 스튜디오 지브리가 추구해온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매일 아침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언덕 위에서 깃발을 올리는 열여섯 소녀 '우미'와 바다 위에서 그 깃발을 바라보는 열일곱 소년 '슌'의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를 그려냈다.

특히 지난 7월30일 일본의 니혼TV 계열에서 방송된 특별 프로그램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이렇게 탄생했다'에서 시사회 도중 눈물을 흘리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습이 공개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70세 거장의 눈물을 자아내며 화제를 모은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관객들의 첫 사랑에 대한 추억과 설렘을 자극하는 감성의 바람을 몰고 온다.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