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과학수사팀은 변사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하게 된다. 자살한 사람을 볼 때마다 '죽을 용기로 힘차게 살아남아 어려움을 극복했다면' 하는 아쉬움에 가슴이 아플 때가 많다.

자살하는 사람들을 보면 몇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번째는 성격이 내성적이고 말이 없으며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교류가 없고, 자기방에서 혼자 지내는 등히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두번째는 과도한 음주, 즉 알코올 중독자들이다. 술중독자들이 자신을 더이상 존재가치가 없는 인간으로 자학하다 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세번째는 이혼해 혼자 사는 사람들로 대부분 남자들이다. 아내와 사별 또는 이혼해 장기간 혼자 지내다 영양실조로 병을 얻어 사망하거나 상실감과 고독감을 풀기위해 술에 의지하다 건강을 잃어 사망하거나 그 이전에 자괴감에 빠져 목매 자살하는 경우가 흔했다.

네번째는 실직자이거나 평생 직업없이 살아 온 사람들이다. 다섯번째는 오랫동안 신병을 앓아온 사람이다. 최근에는 30~40대들도 당뇨나 불치병을 앓아오다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경우가 흔하다.

자살을 한번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자살을 재시도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위에서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찰·보호해야 한다. 6·25 등을 거쳐 산업화, 민주화를 이루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국민의 자살률이 세계 1위라는 불명예에서 하루 빨리 벗어났으면 한다.


/안홍옥 인천 부평경찰서 과학수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