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오는 6월12일부터 14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것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와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한다. 남북정상회담은 분단이후 반세기동안 남북간의 반목과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진입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남북정상이 만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어제 남북한은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동시에 공개한 남북 합의문에서 남북한은 7·4 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햇볕정책과 국민들이 이같은 대북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김대중대통령이 지난 3월초 독일방문중에 밝힌 베를린 선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우리측 제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이 남한의 경제적 도움없이 어려움에 처한 지금의 경제난을 자력으로 극복하기는 어려운게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의 협력제의를 끝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워 남북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해왔다. 더욱이 민간차원의 교류가 활발히 전개되면서 화해·협력의 분위기는 무르익어 왔기 때문이다.

 여하튼 남북 정상회담이 분단 반세기 동안 대결의 냉전질서를 종식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자못 크다. 무엇보다도 분단 55년동안 실향의 아픔을 견디어 온 이산가족들의 마음이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정상회담에 앞서 이달내에 의제를 비롯한 절차문제 등을 협의키 위한 남북한간 준비접촉에서 우여곡절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역사적인 정상회담에 대한 민족적인 기대를 감안해서라도 풀기 어려운 문제보다 이산가족 문제나 경제협력 등 실현 가능한 문제부터 풀어나가기를 기대한다. 기본적인 이산가족 문제부터 풀어나가다 보면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을 위한 대화도 물꼬가 트일 것이다.

 7천만 우리 민족의 공존공영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이 순탄하게 성공적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