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아카시아 향기 그윽한 실록의 계절이다. 우리는 이 계절을 가정의 달로, 청소년의 달로 정해 경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좋은 가정의 달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북녘에 가족들을 두고 혼자 오게 된 탈북청소년들이다.
실로 그들은 어렵게 왔다. 장마당에서 꽃제비를 하다 국경에서 장사를 하다 오직 먹고 살기 위하여 두만강을 건너 태국을 지나 캄보디아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이땅에 왔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만은 아니다. 정착금은 생각보다 많이 적고 하나원에서 나오자마자 탈북을 도와준 브로커는 약속된 돈을 받기 위하여 아우성을 치고 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탈북 기간 동안의 공백으로 나이나 학력이 맞지 않아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는 등 교육적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왜소한 신체로 인해 또래간의 열등감, 언어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하지만 이렇듯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꿋꿋이 헤쳐 나가는 탈북청소년들도 있다.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고입검정, 대입검정 고시를 합격하고 대학진학에의 꿈을 불태우는 장한 청소년이 있다
일찍이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청년을 구하는 길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 하셨다. 청소년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우리가 우리의 자식들을 사랑하듯 탈북 청소년 역시 따뜻한 가슴으로 그들을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이 시대 우리가 해야 할 가장 값진 것이다. 왜 우리는 모두가 하나이니까.
/김덕환·남동서 보안과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