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산불 비상이다.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 산림피해가 심각하다. 올들어 지난 9일까지 전국에서 531건의 산불이 나 임야 2천6백ha가 불에 타 잿더미로 변하고 피해액만도 2백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50일째 건조주의보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바람마저 거세게 불어 바싹 마른 산야에 불이 붙으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여 엄청난 피해를 내고 있다.

 4년전 사상 최악의 피해를 냈던 강원도 고성에서 또 산불이 나 10개 마을을 휩쓸어 가옥 10채와 산림 700여ha가 불에 탔다. 또 강원도 강릉·삼척과 경기도 포천에서도 산불로 가옥 1백여채와 수백ha의 산림이 불에 타 수십년 자란 나무가 잿더미가 됐다. 인천에서도 지난 6일 문학산과 철마산에서 산불이 발생, 임야 8천여평과 활엽수등 2천5백여그루를 태웠다. 올들어 7일 현재 인천에선 79건의 산불이 발생, 6만4천7백여평의 임야가 소실됐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배나 늘었고 산림피해면적은 4배나 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산불발생건수는 작년동기에 비해 4배정도 늘었고 90년 연간 평균발생건수 323건을 훨씬 웃돌고 있다 한다. 이같은 통계만 보아도 산불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짐작할만하다. 산불원인의 대부분이 등산객이나 입산자의 부주의로 인한 실화(失火)에서 비롯된다. 입산자 실화가 40%, 논·밭두렁 태우기 21%, 성묘객 실화 7%등 모두 사람들의 작은 부주의로 인해 수십년간 공들여 가꾸어온 산림을 한순간에 황폐화시킨다. 산불이 한번 나면 이를 복원하는데만 30년이 걸리고 주변 생태계를 원상회복하려면 100년 가까이 걸린다고 한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전국 등산로중 90%인 1천6백개 등산로를 내달 10일까지 잠정폐쇄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요즘처럼 건조하고 바람이 거센 날씨에는 산행을 금지하는게 좋다. 또 산불을 낸 사람들에 대해서는 무거운 벌을 내려야 한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산불을 방지하는데 각별한 경계심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산불방지대책을 세워 사전·사후에 보다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