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수도권매립지 주변을 조사한 결과 쓰레기 부패에 따른 침출수 영향으로 수질·대기·토양이 급속도로 오염되고 이로인해 인근 주민들에게도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관련법제도가 미비해서 그런지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켜 큰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쓰레기분리수거는 좀처럼 정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이를 계도 관리해야 할 당국은 속수무책으로 예산이나 인력, 장비 타령이나 하고 있다. 그런사이 국민들은 매일같이 인체에 유해한 납 등 중금속을 몸속에 축적해 가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매립이 완료된 1공구를 통과하는 시천천은 ℓ당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생활환경수질 5등급(ℓ당 10㎎이하)보다 훨씬 높은 최고 27.9㎎으로 측정됐다. 지하수는 대장균과 일반세균이 부적합한 것으로 밝혀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유기성 오염물질이 계속 쌓이면서 날로 황폐해지고 있다. 음식쓰레기가 주로 반입되기 때문에 악취가 심하게 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먼지 오염수준이 환경기준치의 84%로 인천시내 대기오염측정지역중 가장 높다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당국의 대처는 안이하고 누구하나 발벗고 나선 사람도 없다. 모든 쓰레기는 지침에 따라 엄격히 구분되어야 하지만 체계적인 수거나 단속은 사실상 엄두도 못내고 있다.

 매립장에서의 검증도 형식적이긴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보다 근본적으로 쓰레기를 선진국 수준으로 줄여가야 한다. 구호만의 환경선진국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환경친화정책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매립지 주변을 정화해나가는 일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다.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쓰레기매립장을 새로운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쓰레기를 매립하는 곳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쓰레기 매립장을 잘 관리해서 후손 보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