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볼링생활체육대회 성황
   
▲ 2011 송암시각장애인볼링 생활체육대회가 열린 22일 이삭볼링장에 인천시장애인체육회 및 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선수와 임원이 한데 모였다. /사진제공=인천시장애인체육회


아이패드(눈가리개)를 착용한 선수가 무직한 볼링공을 양손에 받쳐들었다.

레일로 이어지는 파울라인에 설치된 가이드라인을 왼쪽손으로 감아 쥔 그는 이내 힘차게 전진해 공을 던졌다.

공은 피트까지 굴러가 10개 술병 모양의 핀과 부딪쳤다.

'꽝' 핀들이 넘어지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관중들의 박수가 겹쳐졌다.

2011 송암시각장애인볼링 생활체육대회가 열린 지난 22일 이삭볼링장(인천 연수구 동춘동).

두 눈을 완전히 가려, 빛을 차단한 전맹부 볼링 동호회원들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은 앞을 전혀 볼 수 없지만 볼링을 즐기는데 어려움이 없다. 가이드라인의 도움을 받아 여느 선수 못지 않은 실력을 자랑한다. 핀이 쓰러지며 느끼는 희열도 그대로 전달된다.

김정훈(경기도)씨는 "보이지 않지만 레일을 따라 굴러가는 공의 소리만으로도 결과가 예측된다"며 "이같이 장애인을 위한 각종 대회가 자주 개최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 씨는 이날 543점을 올리며 남자 전맹부 1위를 차지했다. 안경을 끼고 경기에 출전한 남자 약시부 1위는 1천122점을 기록한 전익열(경기도)씨에게 돌아갔다.

약시부와 비교해 절반의 점수에 불과하지만 대회를 지켜 본 관중들의 환호성은 전맹부 경기에 더욱 커졌다.
이삭볼링장은 매년 '송암시각장애인볼링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를 개발한 송암 박두성의 애맹 사상을 기르기위해서다.

이날 대회는 선수 100명과 자원봉사자 및 보호자 100명 등 약 250여명이 참여, 볼링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화합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배인성기자 isb@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