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의사회, 100명 치료지원사업평균연령 35세 … 대상자 다수'노산'7월까지 체질별 뜸·침·한약재 처방
   
 


출산은 희망이다. 아이 키우기 힘든 세상이지만 출산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그런 이유로 난임은 큰 고통이 된다. 아기를 못 갖는 여성들의 마음고생은 종종 가족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난임치료는 그래서 단순한 저출산 대책으로 한정지어 봐선 안되는 여성과 가족의 행복에 대한 일이다. 인천일보는 인천한의사회와 함께 '난임, 한의학이 희망이다'를 주제로 기획연재를 마련했다. 인천한의사회가 인천 최초로 추진하는 난임여성 무료치료 사업을 밀착취재하고 치료경과를 추적보도한다. 비교적 조명을 덜 받아온 한방 난임치료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더 많은여성들이 난임의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 난임여성 상당수 인공·체외수정 경험
인천한의사회의 '한방 난임치료 지원사업'은 난임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달 14일부터 31일까지 인천 전역에서 139명의 난임여성이 무료치료 사업에 신청서를 냈다. 심사를 통해 100명이 가려져 본격적인 치료를 앞두고 있다.

예상대로 난임여성 대부분이 병원에서 여러 번 난임시술을 받았던 경험이 있었다.

100명 중 77명이 인공수정 시술을 받고도 아기를 못 가진 여성이었다. 이들의 인공수정 평균 시술횟수는 2.64번이었다.

100명 중 47명은 체외수정 시술을 받았던 여성이었다. 시술횟수는 평균 2.36번씩이었다.

100명의 치료대상자 중 난임시술을 한 번도 받지 않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임신을 시도해온 여성은 11명 뿐이었다. 대상자 대부분이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을 모두 경험했다.

인공수정은 여성의 자궁에 인위적으로 정액을 주입해 수정이 일어나게 하는 방법, 체외수정은 정자와 난자를 수정란으로 만들어 자궁에 넣은 뒤 착상시키는 시술이다. 두 방법 모두 물리적으로 임신을 유도한다.

▲ 참가자 상당수 '노산'연령
치료대상자의 연령은 30~40대가 100명 중 98명이었고 20대 여성은 단 두 명이었다. 흔히 '노산'이라 불릴 만한 대상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상자 100명의 평균나이를 추려봤더니 35.4세였다. 가장 나이가 많은 참가자는 44세 여성으로 두 명이 있었다.

40대 여성은 이번 치료대상자 중 18명(18%)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난임치료를 위해 병원이나 한의원을 찾는 여성들의 연령대에 비춰볼 때 40대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의학은 7년 단위로 여성의 임신능력에 변화가 온다고 보고 있다. <표참조>

한의학의 교과서 격인 '황제내경(黃帝內徑)'에 따르면 보통 여성은 14세에 처음 월경을 하고 21세부터 28세 사이에 가장 임신이 잘 된다. 35세가 되면 임신능력은 크게 떨어져 42세엔 거의 바닥을 친다. 49세가 되면 월경이 끝나면서 임신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분류에 의하면 30세 전후가 노산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참가자 100명 중에 과거 유산을 경험한 여성은 모두 37명이었다. 유산은 한방과 양방을 가리지 않고 난임의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자궁의 환경을 다시 건강한 상태로 만드는 게 관건이다.

치료대상자 100명이 아기를 가지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기간은 평균 4.98년이었다.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5.84년으로 조금 더 길었다. 결혼 후 10년 이상 아기를 못 가져온 사례도 있었다.

▲ 어떤 치료 받게 되나
대상자로 꼽힌 여성들은 집에서 가까운 한의원으로 배정받아 올 7월까지 석 달 동안 집중치료를 받는다. 우선 이번 주에 난임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한 건강진단부터 시작한다.

뜸과 침, 한약재 세 가지가 치료의 주를 이룬다. 난임여성의 체질과 건강상태, 유산이력 등에 따라 각기 따른 처방과 치료가 진행된다.

3개월 간의 치료 뒤에는 올해 말까지 최대 5개월 동안 환자별 추적관리가 이뤄진다.

아직까지 난임의 근본적인 원인은 의학적으로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양방에서 행하는 인공·체외수정 시술은 난임의 근원을 치료하기보다는 인위적으로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다. 성공률은 일반적으로 10~20% 선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선 자궁의 환경을 진료의 중점으로 놓는다. 아기를 못 갖는 자궁을 아기를 가질 만한 자궁으로 바꾸는 치료란 점에서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몸의 변화를 이끄는 방법이다.

이번 무료치료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인천한의사회 황병천 부회장은 "그동안의 임상경험을 통해 한방 난임치료가 인공·체외수정 시술 못지 않게 큰 효과를 낼 수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이번 치료는 자연임신을 유도하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한의사회의 이번 한방 난임치료는 인천에선 처음 마련된 무료 진료사업이다.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가 사업비 5천만원을 쾌척했고 인천시도 500만원을 운영비로 지원한다. 인천 각 지역에서 32개 한의원이 자원해 여성들의 난임치료를 맡았다.

현재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난임치료 지원은 양방의 인공·체외수정 시술에 한정돼있다. 이번 한방 치료사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경우 향후 한방 부문에도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노승환기자 berita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