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인천국제마라톤대회에 '남자의 자격(남격)' 출연진이 깜짝 등장, 대회 참가 마라토너들의 시선을 모았다.

27일 오전 인천 남구 문학경기장 내 마라톤 출발지점 주변에서 몸을 풀던 시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 지친 체력, 헐떡이는 호흡으로 도로를 질주하는 김국진(왼쪽·개그맨)과 나란히 뛰고 있는 양준혁(전 야구선수). 촬영차가 카메라를 달고 앞서 달리며 이들의 표정을 세세하게 담고 있다. /박범준기자 parkbj2@itimes.co.kr


"저 사람 그렇게 웃긴다는 이경규 아니야. 국민약골 이윤석도 있네", "이정진은 참 키 크고 잘 생겼다", 김태원은 얼마 전에 암수술 받았다는데 마라톤에 뛸 수 있을까."

출연진들이 하프코스 참가 배번을 달고 운동장 위에서 몸을 풀자 시민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동안 연예인들이 대회에 간혹 모습을 드러냈으나 이번처럼 여러명이 출연해 마라톤을 뛰는 모습 자체가 촬영된 적은 없어 세인들의 관심은 더욱 고조됐다.

이날 출연진 중 가장 날랜 이는 배우 이정진이었다. 그는 다른 멤버들과 큰 간격을 둔 채 먼저 뛰쳐 나갔다. 개그맨 김국진과 최근 은퇴한 야구선수 양준혁이 뒤따랐다.

양준혁은 관중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개그맨 윤형빈과 이윤석은 운동복 차림으로 달리는 모습이영락없는 '동네 형'이어서 길가에 늘어선 시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자원봉사 여중생들이 응원하자 이윤석은 숨 넘어가는 표정으로 "얘들아, 공부 열심히 해라"라고 했다.

머리에 흰 수건을 동여 맨 이경규는 숨이 머리 끝까지 찬 표정이었고 김태원과 이윤석도 서로를 부축한 채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이 멀리서 보였다. 김태원은 온 몸에 완전히 힘이 풀린 듯 허리를 짚고 이윤석의 부축을 받으면서도 막판 힘을 쥐어 짰다.

시민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남격 출연진들에게 환호를 보내고 박수를 쳤다.

/박범준·유예은기자 parkbj2@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