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사태 유가 급등…에너지위기'주의'격상


지난 21일 두바이 원유가 결국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리비아 사태 등 중동지역 내전이 계속되면서 이날 100.36 달러를 기록한 원유값이 현재까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튀니지와 이집트 사태 때 제기됐던 국제유가 급등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유가도 덩달아 휘청이고 있다. 지난주 무연휘발유는 리터당 1천850.2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둘째 주 이후 20주 연속 상승했으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정부는 27일 두바이유가 닷새 이상 100달러를 넘으면서 에너지 위기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격상했다. '관심' 단계가 공포된 지 두 달 만이다.

 

   
▲ 26일 정부가 에너지 위기단계를'주의'로 격상한 가운데 인천시내 한 주유소 입구에 기름값 안내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관리정책 강화로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오일 쇼크

이집트에 이은 리비아 소요사태는 원유 수급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현 상태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산유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국제유가가 어디까지 뛸 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현지 진출 해외 석유업체들은 속속 원유 생산 중단을 발표하고 있으며 리비아의 대부분 항구도 폐쇄된 상태다.
리비아 전체 생산의 60% 이상인 하루 100만 배럴에 해당하는 원유 생산시설이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생산시설도 위협받고 있다.
리비아는 북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다.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3.3%를 차지하며 지난해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9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았다.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최악의 오일 쇼크가 또 다시 지구촌을 강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 국내 무연휘발유 가격 추이 (단위 원/ℓ)


▲기름값 '주의' 단계

정부는 유가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응 단계를 올렸다.
매뉴얼은 기준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서로 올라간다. 단계에 따라 관심(유가 90~100달러), 주의(100~130달러), 경계(130~150달러), 심각(150달러 이상)으로 나뉜다.
두바이유가 닷새 이상 100~130달러를 유지하자 한 단계 위인 '주의'로 격상한 것이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주의' 단계에선 종전 공공기관 시설에 한해 적용되던 에너지 절약 조치가 공공시설물과 민간에게까지 대폭 확대된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기념탑, 분수대, 교량 등의 경관조명도 모두 꺼야 한다.
민간기업의 냉난방 설비 효율점검도 정부의 관리와 통제를 받는다.
특히 2천TOE(1TOE는 원유 1t의 발열량) 이상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에 대해 건물 냉난방설비의 효율성 점검 및 보수조치 명령이 발동된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업장과 건물은 점검결과와 조치보고서를 시행기간 종료 후 7일 이내에 에너지관리공단에 제출해야 하며 공단은 적정성을 검토해 지경부에 보고해야 한다.
아파트는 물론 가게 등 일반점포의 간판 조명 사용도 억제된다.
아파트 옥탑조명이나 경관조명을 켤 수 없으며 유흥업소, 주유소, 대규모 점포의 옥외광고물, 네온사인, 대형 광고스크린도 소등해야 한다.
규제를 어기면 시정조치와 함께 3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물어야 해 시민생활에 적잖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장지혜기자 jjh@itimes.co.kr